고령자 35% '나 혼자 산다'… 4년 뒤엔 전 국민 20%가 노인

입력
2021.09.29 16:45
통계청, 2021 고령자 통계 발표
올해 노년부양비 23.0명에서 2036년엔 51명으로 증가
혼자 사는 노인 건강 걱정하지만 운동·건강검진 부족

4년 뒤인 2025년에는 국민 다섯 명 중 한 명은 65세 이상 노인인 ‘초고령사회’가 된다. 가구주가 65세 이상인 고령자 가구 비중은 올해 기준 23.7%인데, 2047년에는 전체 가구의 절반이 고령자 가구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전체 고령자 가구의 3분의 1 이상은 혼자 사는 가구였다. 이들은 다른 가족과 사는 고령자에 비해 건강 상태도 좋지 않고, 노후 준비도 덜 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1 고령자 통계를 29일 공개했다.

2047년엔 가구 절반이 '고령자 가구'

2021년 기준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전체 인구의 16.5%인 853만7,000명이다. 고령인구 비중은 계속 증가해 2025년에는 전체 인구의 20.3%(1,051만1,000명)인 ‘초고령사회’가 되고, 2036년엔 30.5%, 2060년엔 43.9%까지 커질 전망이다.

현재는 15~64세 생산연령인구 100명이 고령자 23명을 부양하는데, 2036년에는 이 같은 노년부양비가 51명, 2060년에는 91.4명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소년 인구(0~14세) 100명당 고령인구 수를 뜻하는 노령화지수는 올해 기준 이미 138.8명으로 노인이 더 많은 상태인데, 2036년에는 3배 이상(315.9명), 2060년에는 5배 이상(546.1명)으로 높아진다.

가구주 연령이 65세 이상인 고령자 가구는 올해 기준 488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23.7%인데, 2047년에는 전체 가구의 절반에 가까운 49.6%가 고령자 가구가 될 전망이다.

고령자의 삶은 팍팍하다. 은퇴연령층의 빈곤율(중위소득 50% 이하 비율)은 2016년 45.0%에서 2019년 43.2%로 다소 개선되는 추세지만,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국보다 앞서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의 노인빈곤율은 20.0%로 한국의 절반 수준, 프랑스(4.1%), 노르웨이(4.3%) 등은 한국의 10분의 1 수준이다.

일을 하는 고령자들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기준 고령 취업자는 277만4,000명으로 전체 고령자의 34.1% 수준이다. 고령자 고용률은 2012년 처음으로 30%대(30.1%)를 기록한 뒤 △2017년 30.6% △2018년 31.3% △2019년 32.9% 등으로 급격히 높아지는 추세다.

일하기를 원하는 고령자 비중은 올해 기준 68.1%인데, 이들 중 58.7%가 생활비에 보태기 위해 취업을 원했고, 일하는 즐거움을 찾기 위한 사람은 33.2%였다.

전체 고령자 35% '1인 가구'… 건강·노후 대비 우려

2020년 기준 혼자 사는 고령자 가구는 166만1,000가구로, 전체 고령자 가구의 35.1%를 차지한다. 고령자 1인 가구 비중은 매년 높아져, 2047년에는 전체 고령자 가구의 36.6%인 405만1,000가구에 달할 전망이다.

고령자 1인 가구의 건강 관리나 노후 준비 수준은 다른 가족과 함께 사는 고령자 가구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지난해 조사에서 혼자 사는 고령자의 17.1%만 ‘건강 상태가 좋다’고 응답해, 전체 고령자(24.3%)에 비해 스스로 건강 상태를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 고령자 비율은 79.3%로 전체 고령자(85.1%)에 크게 못 미치고,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1인 가구 고령자도 38.6%로, 전체 고령자(44.9%)보다 적다.

노후 준비가 돼 있다는 고령자도 2019년 조사 기준으로 1인 가구 고령자는 33.0%에 그치는데, 전체 고령자의 노후 준비 수준(48.6%)과 차이가 크다. 혼자 사는 고령자 중 정부와 사회단체의 지원으로 생활비를 마련한다고 응답한 비중은 31.1%에 달했는데, 이는 전체 고령자(15.8%)의 두 배 수준이다.

세종 =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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