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참패 속 손흥민 3호골…"뭔가 해보려는 건 SON 뿐"

입력
2021.09.27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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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리그 3경기 연속 3실점 패배
6경기 4골, 지난 시즌 4분의 1 수준
고군분투 손흥민, 10월엔 A매치까지

"그나마 무엇인가 해보려고 한 선수는 손흥민뿐이었다. 토트넘에 실낱 같은 희망을 안겼다." 27일(한국시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북런던 더비에서 토트넘이 아스널에 1-3으로 패하자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남긴 평가다.

그야말로 고군분투였다. 손흥민은 이날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EPL 6라운드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0-3으로 뒤진 후반 34분 문전으로 쇄도, 세르히오 레길론이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낮게 깔아 준 공을 골문 안으로 차 넣으며 만회골을 넣기도 했다. 지난달 29일 왓퍼드와의 3라운드 홈 경기에서 프리킥으로 득점한 후 한 달 만에 나온 시즌 3호골이었다. 하지만 평소와는 달리 손흥민의 '찰칵 세리머니'를 볼 순 없었다. 손흥민은 기뻐할 틈도 없이 새로운 킥오프를 위해 하프라인으로 달렸다. 유럽축구 통계 전문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팀에서 가장 높은 평점 7.3을 부여했다.

시즌 3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EPL 득점 공동 6위에 포진했다. 하지만 기뻐할 수만 없는 상황이다. 토트넘이 역대급 부진에 빠졌기 때문이다. 개막 이후 1-0 클린시트로 3연승을 달렸던 토트넘은 2경기 연속으로 0-3 패배를 당했다. 이날도 0-3 패배 직전에 손흥민의 골로 영패만을 면했을 뿐이다. 토트넘이 EPL에서 3경기 연속 3골 이상 잃은 것은 18년 만이다.

심각한 건 잉글랜드 최고의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의 부진이다. 지난 시즌 23골 14도움으로 EPL 득점왕과 도움왕 타이틀을 모두 거머쥐었던 케인이지만 6라운드가 지난 현재까지 정규리그에서는 골도 도움도 없다. 그는 이번 여름 팬들의 반대에도 이적 의사를 분명히 하며 팀을 옮기고자 했다. 하지만 다니얼 레비 토트넘 회장의 반대로 무산됐고 뒤늦게 팀에 합류했지만 겉돌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상대에게 득점 기회만 만들어주는 플레이로 팬들의 비난을 샀다.

누누 산투 감독의 용병술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수비에 비중을 두는 전략을 사용하지만 오히려 실점이 많다. 6경기 4골로 득점도 부족하다. 팀의 부진은 손흥민의 커리어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토트넘이 개막 이후 6경기에서 16골을 넣었던 지난 시즌 손흥민은 사우스햄튼전에서 4골을 폭발시키는 등 6경기 만에 10골 2도움을 기록했다. 팀 기록도, 손흥민의 기록도 지난 시즌의 4분의 1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손흥민은 10월 A매치 기간 동안 국가대표팀에 차출될 예정이다. 3일 영국에서 아스톤빌라전을 치른 뒤 귀국해 시리아전(7일)을 뛰고, 다시 이란으로 건너가 이란(12일)과 맞붙는 '살인 일정'이다. 앞서 손흥민은 이달 초 귀국 이틀 만에 이라크전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한 뒤 종아리 부상으로 2주 넘게 결장한 바 있다.

최동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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