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25 전쟁에서 전사한 국군 전사자 유해 68구가 23일 오후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한국으로 봉환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유엔총회 참석 차 미국을 방문해 유해와 함께 귀국했다.
이날 3박 5일간 미국 뉴욕과 하와이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문재인 대통령은 서울공항 도착 직후 최고의 예우를 갖춘 유해 봉환식을 열었다. 문 대통령이 국군 전사자 유해 봉환식을 주관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이번에 봉화된 국군 전사자 유해는 모두 한국전쟁 당시 미군과 함께 카투사 등으로 북한 지역에서 싸우다 숨진 전사자들이다. 북한 지역 유해발굴 작업을 통해 미군 유해와 섞여 미국 측에 전달됐다가 한국군 유해로 분류돼 다시 고국에 돌아오게 된 것이다.
이날 행사에는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서욱 국방부 장관, 황기철 국가보훈처장,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서훈 국가안보실장 및 육ㆍ해ㆍ공군 참모총장을 비롯한 군 관계자 20여명이 참석해 71년 만에 고국으로 귀환하는 영웅들을 맞이했다. 특히 이번에 봉화되는 호국 용사 68명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고(故) 김석주ㆍ정환조 일병의 유가족 8명도 참석했다. 김석주 일병의 외증손녀인 김혜수 소위는 하와이에서 열린 인수식부터 이날 봉환식까지 고인의 유해를 곁에서 지켰다.
정부는 이날 봉환식에 앞서 고국으로 귀국하는 호국용사들에 대한 최고의 예우를 다했다. 고 김석주ㆍ정환조 일병이 잠든 소관은 문 대통령이 탑승한 공군 1호기 좌석에 모시고, 국방부 의장대 소속 의장병 2인을 소관 앞 좌석에 배치함으로써 비행 시간 동안에도 영우의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나머지 66인의 영웅들은 서욱 국방장관과 함께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시그너스(KC-330)에 탑승해 귀환했다. 이들 항공기가 입국할 때는 F-15K 전투기 4대가 출격해 공중엄호 비행을 했다. 청와대는 “70여년 세월을 돌아 1만5,000㎞에 달하는 긴 여정을 거친 호국용사들을 호위하기 위해 최고의 예우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남아 있는 사진이 없는 김석주 일병을 위해 ‘고토리의 별’과 일병 계급장을 새긴 위패가 특별 제작됐다. ‘고토리의 별’은 혹독했던 장진호 전투의 상징이다. 당시 포위당했던 미군이 철군을 앞둔 밤 갑자기 눈보라가 개고 별이 떠오르며 기적이 시작됐다는 일화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6ㆍ25 전쟁 당시 미 7사단 32연대 소속 카투사였던 김석주 일병은 장진호 전투에서 전사했다.
이날 한국으로 돌아온 유해는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