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밖에 모르는 남자와 미술밖에 모르는 여자가 만났다. 두 사람은 때로는 티격태격했고, 때로는 서로를 위로했다. 이들은 안방극장에 웃음과 설렘을 모두 선사했다.
지난 22일 KBS2 드라마 '달리와 감자탕'이 첫 방송됐다. 이 작품은 무식해도 생활력은 뛰어난 '가성비 주의' 남자와 똑똑하고 귀티 나지만 생활 무지렁이인 '가심비 중시' 여자가 미술관을 매개체로 서로의 간극을 좁혀가는 이야기를 담은 아트 로맨스다.
미술관에서 일하는 김달리(박규영)는 파티를 앞두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콜렉터인 손님 진 히토나리를 맞이하기 위해 공항으로 향했다. 그는 'Welcome, Mr. Jin(진씨를 환영합니다)'이라고 쓰여 있는 손팻말을 들고 있었고, 글로벌 외식기업의 상무 진무학(김민재)은 자신을 마중 나온 이로 착각해 김달리에게로 다가갔다.
김달리를 따라 간 파티장에서 진무학은 "여기 있는 모든 작품이 예쁘고 때깔도 좋다. 그중에서도 가장 내 마음에 드는 작품은 돼지 그림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진무학은 그림 속 돼지에 대해 설명했다. 한 돼지를 가리키며 "다른 돼지들에게 전염되지 않도록 격리해야 손해를 덜 보게 될 거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진무학은 값비싼 그림에 구멍을 내는 실수를 저질렀고, 그림 주인은 분노했다. 김달리는 침착한 목소리로 "이 그림은 가짜가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이후 진무학이 파티에 초청받은 진 히토나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김달리는 경악했다. 두 사람은 함께 공항으로 향했지만, 그곳에 진 히토나리는 없었다.
김달리는 "영어도 못하고 돈 한 푼도 없는 사람을 두고 올 순 없다"며 자신의 집으로 진무학을 초대했다. 진무학은 김달리에게 요리를 해줬고, 두 사람은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했다. 김달리가 "여유 되시면 저희 미술관에 들러달라. 제가 모시겠다"고 말하자, 진무학은 "데이트 각인데"라며 수줍게 웃었다. 그의 모습을 바라보던 김달리는 "진 선생님(진무학)은 제가 만나봤던 사람 중 제일 재밌다"며 미소 지었다.
아트 로맨스 드라마답게 '달리와 감자탕'은 수많은 볼거리들로 꽉 채워져 있었다. 극 중 미술관에 전시돼 있는 수많은 그림들은 시청자들의 눈을 즐겁게 해줬다. 주인공들의 의상 역시 화려했다. 진무학은 화려한 정장으로 눈길을 끌었다. 독특한 검은색 모자를 쓴 김달리의 모습은 진무학으로 하여금 까마귀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캐릭터들의 사랑스러운 모습 역시 시선을 모았다. 진무학은 완벽했던 대부분의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들과 달리 어딘가 허술한 모습을 보여줬다. 진지한 표정으로 "똥 싸고 있네"라는 말도 거침없이 했다. 김달리는 예술에 대해 이야기하는 내내 눈빛을 반짝였다.
재력, 지식수준, 취향 등 모든 것이 다른 진무학 김달리의 만남은 유쾌함을 선사했다. 두 사람이 서로를 위로하는 모습은 훈훈함을 안겨줬다. 이 과정에서 김민재는 구수한 입담을 뽐내며 코믹 연기를 완벽 소화했고, 박규영은 차분한 눈빛과 귀여운 미소로 엘리트 김달리에 매력을 더했다.
재미와 달콤함으로 무장한 '달리와 감자탕'은 매주 수, 목요일 오후 9시 3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