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연설, 미술관 방문, 언론 인터뷰…. 올해 유엔총회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K팝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함께한 일정이다. 문 대통령 내외는 2박 3일 동안 한류 전도사 BTS와 5개의 정치ㆍ문화ㆍ언론 일정을 공유하며 한국을 알리는 데 힘썼다.
문 대통령과 BTS는 유엔총회 공식 일정이 시작된 20일(현지시간) 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 회의(SDG 모먼트) 개회 세션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 연설 직후 연단에 오른 BTS는 “우리 10대, 20대는 ‘코로나 로스트 제너레이션(잃어버린 세대)’이라 불리지만 변화에 겁먹기보다 앞으로 걸어 나가는 ‘웰컴 제너레이션(도전하는 세대)’이라는 이름이 더 어울린다”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SDG 개회식에 초청된 유일한 국가 정상이고, BTS는 ‘세계 청년 대표’로 유엔의 초대를 받아 연단에 섰다.
양측은 연설 후 유엔과 공동 인터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BTS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고통을 겪는 젊은 세대에 공감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받은 사랑을 선한 영향력으로 돌려준다”고 치켜세웠다. BTS 리더 RM은 “17개 지속가능발전목표 가운데 인종차별과 혐오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는 소신을 밝혔다.
유엔은 BTS가 유엔본부 안팎에서 촬영한 ‘퍼미션 투 댄스’ 공연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하기도 했다. 해당 영상은 22일 기준 1,250만 회를 웃도는 폭발적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코로나19 대유행과 아프가니스탄 사태, 기후변화 위기 속에서도 100만 명 이상이 각국 정상이 아닌 BTS를 지켜봤다”면서 이들의 엄청난 영향력을 소개했다.
김 여사도 20일 BTS와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찾았다. 양측은 이날 미술관 한국실에 들러 금동반가사유상과 달항아리, 상감청자 등을 관람했다. 김 여사가 “한국에서 온 다양한 문화유산과 현대 작품들이 문화외교 사절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하자, BTS는 “한국을 대표하는 미래문화특사로 한국문화의 위대함과 K컬처를 더 확산하도록 사명감을 갖고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과 BTS는 21일에도 ABC방송 인터뷰에 나와 호흡을 맞췄다. 인터뷰는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 뒤 마지막 행사라 사실상 유엔 일정의 처음과 끝을 BTS와 함께한 셈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