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부산 동래구 명륜동 한 아파트 지하 3층 주차장에 의문의 검정 개가 발견됐습니다. 당시 지어진 지 한 달 정도 된 아파트로 지하 3층이지만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출입구가 있었는데도 개는 그곳에 머물렀는데요.
알고 보니 검정 개는 아파트로 재개발되기 이전부터 그 주변에 살고 있었다고 합니다. 재개발이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개와 고양이를 버리고 떠났고, 이 개도 그 중 한 마리였습니다. 다른 개들은 살기 위해 몇몇 집이 남아 있던 산으로 옮겨 갔지만 이 개만은 이곳을 지켰습니다.
재개발이 시작됐다 중단되고, 새 아파트가 지어지기까지 8년. 검정 개는 건설업체 직원들과 주민들이 주는 밥을 먹으며 그곳을 지켰고, 사연을 들은 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동자연)가 개를 구조했습니다. '나오미'(15세∙암컷)라는 이름도 지어주었죠. 이 사연은 당시 SBS TV '동물농장'에도 소개됐습니다.
사연이 알려지자 원래 보호자를 자청한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보호자는 당시 이사를 가게 된 곳에서 동물을 키울 수 없었기에 고민하던 중 나오미를 돌보겠다는 사람이 있어 맡겼다는 겁니다. 잘 살고 있겠거니 했는데 방송에 등장한 사연을 본 가족은 나오미임을 알아봤다고 합니다. 가족은 나오미의 어릴 때 사진을 가져왔는데 아래로 접힌 귀, 가슴의 반달곰 무늬까지 영락없는 나오미였습니다. 나오미가 2006년 7월 5일생인 것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8년간의 기다림이 '해피엔딩'으로 이어지길 기대했던 것도 잠시. 나오미는 당시 어린 나이였던 남매 가족을 만났지만 알아보지 못하고 오히려 겁먹고 도망 다니기 바빴습니다. 8년이라는 시간이 짧지만은 않았나 봅니다. 가족은 알아보지 못한다는 이유로 나오미를 그대로 보호소에 두고 떠났습니다. 그렇게 나오미는 동자연의 식구가 됐습니다.
보호소에 들어온 나오미는 처음에는 사람을 경계하는 듯했지만 시간이 좀 지나자 안심하고 지낼 수 있는 공간이라고 여겨서인지 활동가들을 잘 따랐습니다. 또 다른 개 친구들과도 잘 지내고 있는데요. 같은 방을 쓰는 '가람이'(8~10세 추정·수컷)를 지켜주려고 합니다. 그렇게 보호소에서 생활한 지 5년. 나오미는 이제 열다섯 살 노견이 됐습니다. 하지만 아픈 곳도 없고 곰돌이를 닮은 외모에 활동가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습니다.
이규원 동자연 활동가는 "구조되기 전까지는 사람에게 경계가 심했는데 막상 구조되고 나니 사람을 좋아하고 애교가 많아졌다"며 "8년 동안 어떻게 끼를 숨기고 살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합니다.
이어 "10년을 함께한 가족으로부터 늙고 아프다고 버림 받았던 솜이와 사탕이는 15세, 옥상에 방치된 채 살아가다 잡혀먹기 직전 구조된 꼬마 역시 14세에 최근 새 가족을 만났다"며 "나오미에게도 보호소가 아닌 가족의 품에서 살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맞춤영양' 반려동물 사료 브랜드 로얄캐닌이 유기동물의 가족 찾기를 응원합니다. '가족이 되어주세요' 코너를 통해 소개된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가족에게는 반려동물의 나이, 크기, 생활습관에 딱 맞는 '영양 맞춤사료' 1년치(12포)를 지원합니다.
▶입양문의: 동물자유연대
위 사이트가 클릭이 안 되면 아래 URL을 주소창에 넣으시면 됩니다.
https://www.animals.or.kr/center/adopt/56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