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생애 첫 명인에 등극하다

입력
2021.09.17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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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 신진서 9단 백 변상일 9단 결승 3번기 3국<6>



신진서 9단은 패를 툭툭 따내며 백의 응수에 대응만 한다. 대형 팻감을 계속 만들어내야 하는 백만 괴로운 상황이다. 흑5는 더 이상 백의 팻감이 없다고 판단한 승리 선언. 백이 패를 결행해도 크기에 맞는 팻감이 없다는 이야기다. 변상일 9단은 다시 패를 보류한 채 백6으로 팻감을 만든다. 무심결에 11도 흑1로 연결해줬다간, 백8까지 백의 의도에 걸리게 된다. 실전처럼 패를 따내는 것이 정수. 백14로 12도 백1에 두 점을 따내는 것은 팻감이 성립하지 않는다. 흑4의 붙임 이후 흑6에 한 칸 뛰는 수가 사활의 급소. 흑이 우변을 사는 것엔 전혀 지장이 없다. 실전 백20의 붙임에 흑21 역시 완벽한 대응. 변상일 9단은 패를 이어나가보지만 흑31에 패를 따내자 더 이상 팻감이 없는 모습. 결국 돌을 거두며 종국을 선언한다. 신진서 9단의 흑 불계승. 이로써 제44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우승의 주인공은 신진서 9단이 되었다. 신진서 9단은 생애 첫 명인 등극과 함께 한 달 사이 3개의 타이틀을 차지하며 일인자의 면모를 과시했다.

역대 아홉 번째 명인에 등극한 신진서 9단은 인터뷰에서 "명인전에 세 번째 참가했는데 우승까지 할 수 있게 되어 정말 기쁘다"면서 "내년에도 명인 자리를 계속 지키고 싶은 욕심이 난다. 내용적으로도 멋진 바둑을 두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두호 프로 3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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