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국민의힘 대선후보 1차 예비경선(컷오프) 결과 발표를 앞두고 추격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의 ‘양강 체제’가 굳어진 데다, 고발 사주 의혹이 정국 이슈를 장악하면서 나머지 후보들은 반등 계기를 찾기가 좀처럼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윤 전 총장, 홍 의원과 함께 선두권 안착을 노리던 유승민 전 의원이 가장 난감하다. 확실한 비교우위를 자신해온 정책 비전이나 역량에 대한 검증 요구가 정치 공방에 묻히면서 지지율 상승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캠프 전 대변인인 김웅 의원이 고발 사주 의혹에 연루된 만큼 단호한 목소리를 내기도 조심스럽다.
일단 유 전 의원은 16일부터 시작될 토론회 일정을 벼르고 있다. 그 전까지는 수사 상황을 지켜보며 묵묵히 정책 행보를 이어갈 계획이다. 14일에는 서초구 청소년 폭력 예방재단을 찾아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만 14세에서 12세로 낮추는 ‘촉법소년’ 공약을 두고 현장 의견을 청취했다. 캠프 관계자는 “우리 갈 길을 가면서 (윤 전 총장에) 실망해 떠나려는 중도층에 호소하겠다”며 “본격적인 토론 국면이 시작되면 실력을 갖춘 후보가 더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힌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윤 전 총장과 부쩍 밀착하는 모습이다. 이슈에서 소외되지 않으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12일 윤 전 총장과 긴급 회동까지 했던 그는 주로 참모 명의 논평을 통해 ‘정치공작 프레임’과 '국정원장 개입설’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다른 후보 문제에 발을 담그면서 메시지 혼선을 빚기도 했다. 전날 이규양 언론특보는 “자신의 지지율에 도취해 권력의 압박을 받는 윤 후보를 외면하는 건 소탐대실 행태”라고 홍 의원을 비판하면서 ‘유승민 배신자론’에 빗댔다. 논란이 커지자 최 전 원장은 “제 뜻과 다르다. 품격 있는 정치를 기대한 국민께 사과 드린다”며 황급히 수습에 나섰다.
1차 컷오프 통과 경계선에 선 군소주자들도 긴장하는 건 같다. 전체 예비후보 11명 중 윤 전 총장과 홍 의원, 유 전 의원, 최 전 감사원장, 원희룡 전 제주지사 등 5명은 무난한 통과가 점쳐진다. 결국 남은 세 자리를 놓고 남은 6명이 경쟁해야 하는 구도다. 그간 여론조사에선 하태경 의원과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박진 의원이 다소 앞선 것으로 나타났지만, 후보들 간 격차가 크지 않아 최종 발표 전까지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