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가 지난해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하는 과정에서 탈락해 실직한 공항소방대와 야생동물통제관리소 노동자들이 거리에서 두 번째 추석을 맞게 됐다. 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와 중앙노동위(중노위)는 모두 부당해고를 주장한 이들의 손을 들어줬으나, 사용자인 인천공항공사 자회사가 판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 1년 넘게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15일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 일반노동조합 인천공항소방대분회와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 자회사인 인천공항시설관리㈜(시설관리)는 지난 6월 7일 중노위의 재심 신청 기각 판정의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냈다.
앞서 시설관리는 지난해 8월 17일 소방대원 23명과 야생동물통제관리요원 2명 등 소속 노동자 25명에게 근로계약 종료를 통보했다. 공항공사 정규직 채용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만 임시로 고용한 기간제 노동자로, 정규직 채용 절차가 마무리되고 용역계약도 끝나 근로관계가 종료됐다는 게 시설관리 측 주장이었다.
그러나 노동자 25명은 시설관리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계약을 종료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지난해 11월 16일 인천지노위에 구제를 신청했고 지난 1월 14일 부당해고를 인정받았다. 인천지노위는 노동자들을 30일 이내 복직시키고 해고기간 정상적으로 일했다면 받을 수 있는 임금 상당액도 지급하라고 판정했다.
시설관리 측은 이 같은 판정에 불복해 지난 2월 17일 중노위에 재심을 신청했다. 그러나 중노위는 4월 27일 재심 신청을 기각하면서 노동자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노동자들은 복직을 기대했으나 시설관리의 소송 제기로 다시 한번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공항공사 청사 앞에서 복직 촉구 1인 시위 중인 전직 소방대원 이상민(50)씨는 "중노위 재심 판정 결과가 나올 때까지 (생업을 접어두고) 복직을 위해 싸워보자는 생각이었는데, 벌써 5개월이 지났다"며 "그동안은 모아놓은 돈과 누님 등 가족들 도움을 받아 생계를 꾸렸지만 추석 연휴 이후에는 생업을 찾아 나서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직 기간이 1년을 넘어가면서 복직을 위해 함께 싸웠던 노동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생업을 찾아 간 상태이다. 이 중 2명은 소방대원 14명과 야생동물통제요원 3명을 뽑는 올해 상반기 방재직 공개채용에 응시해 합격했다. 이들은 채용과정에서 가산점이나 경력 인정을 받지 못했고 신입으로 오는 27일부터 일하게 됐다.
한명석(53) 분회장은 "공항소방대에서 20년 넘게 밤낮없이 일하다가 하루아침에 실직한 우리가 바라는 것은 복직뿐"이라며 "하루빨리 긍정적 행정소송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항공사 관계자는 "현재 자회사에서 행정소송을 진행 중으로, 1심 판결 결과를 고려해 해결 방안을 결정할 것"이라며 "직고용 탈락자에 대해선 자회사 결원 충원 시 5~10%의 가점을 부여하고, 자회사 채용정보를 제공하는 등 조속한 시일 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