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3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손준성 검사(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는 매우 특별한 관계였다"며 '고발 사주' 의혹에 힘을 실었다. 야당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제보 내용을 미리 건네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이번 사건을 '정치 공작'으로 몰아붙였다.
박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취임 후 인사 때 윤 전 총장이 손 검사 유임을 요청했느냐"는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 "(손 검사) 인사를 고려했는데 (총장의) 유임 뜻이 전달된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범여권 인사에 대한 고발장을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게 전달한 인물로 지목된 손 검사가 윤 전 총장 최측근이었다고 강조한 것이다. 박 장관은 "윤 전 총장과 손 검사 관계는 매우 특별했다"며 "여러 근거가 있지만 지금 밝히긴 좀 그렇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윤 전 총장 지시 없이 고발장이 손 검사로부터 김웅 의원에게 전달될 수 있었다고 보느냐"는 민병덕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도 "핵심적 수사 대상"이라며 진상 규명 필요성을 강조했다. 양기대 민주당 의원은 "김웅 의원이 받은 고발장과 그해 8월 국민의힘이 작성해 고발된 고발장이 몇몇 문구를 제외하고 오류까지 똑같다는 점에서 국민의힘도 이번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거들었다.
국민의힘은 이에 대해 "국정원의 정치 공작"이라고 맞섰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박지원 원장 측근으로부터) 제보자 조성은씨가 이 사건 관련 내용을 박 원장에게 사전에 보낸 적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전임자가 윤석열 전 총장의 유임 요청에도 쫓겨나고 손 검사가 발령받은 지 두 달도 안 됐던 시점"이라며 손 검사가 윤 전 총장 최측근이라고 보기 어렵다고도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을 입건하고 김웅 의원실 압수수색을 밀어붙인 공수처에 대한 공방도 거셌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참고인 신분의 국회의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것은 유례없는 일"이라며 "친여 성향 시민단체가 고발장을 내자마자 광속도로 윤 전 총장과 손 검사를 피의자로 입건했다. 명백한 과잉수사"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그러자 "국민의힘이 정당한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반박했고, 박 장관도 "법원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했다"는 점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