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이어 황의조, 권창훈까지... 벤투호의 부상 악령 어쩌나

입력
2021.09.13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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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을 다녀간 축구 국가대표 핵심 선수들이 줄줄이 쓰러지고 있다. 손흥민(토트넘)에 이어 황의조(보르도)와 권창훈(수원삼성) 등 주전들이 잇따라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10월 월드컵 최종예선 3, 4차전을 앞둔 벤투호에 비상이 걸렸다.

황의조는 12일(한국시간) 프랑스 보르도의 누보 스타드 드 보르도에서 열린 랑스와 2021-2022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 5라운드 홈경기에 선발 출전했다가 후반 19분 허벅지 통증으로 교체됐다. 황의조는 고통스러운 듯 사타구니 쪽 바지춤을 움켜쥔 채 한참을 서 있다가 천천히 그라운드 밖으로 나갔다.

황의조는 지난달 31일 입국해 A대표팀에 합류한 뒤 월드컵 최종예선 2경기를 소화했다. 그는 2일 이라크전에서 선발 풀타임을, 7일 레바논전에선 후반 교체 투입돼 45분을 뛰었다. 보르도에 복귀한 황의조는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곧바로 팀 훈련에 동참했다. 보르도는 올 시즌 승리가 없었기 때문에 절박한 상황이다. 하지만 황의조는 얼마 버티지 못했다. 지난 7월 도쿄올림픽 와일드카드 출전에 이어 9월 월드컵 최종예선까지 강행군을 펼친 탓에 결국 탈이 난 것이다.

대표팀의 캡틴 손흥민은 종아리 근육 미세 파열로 레바논전을 아예 관중석에서 지켜봐야 했다. 소속팀인 잉글랜드 토트넘에 복귀했으나 역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손흥민은 리그 경기마저 뛰지 못하며 부상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레바논전 결승골로 벤투호를 구한 권창훈도 경기 후 종아리 근육 파열로 4주 진단을 받고 전열에서 이탈했다. 권창훈의 소속팀인 수원 삼성은 “권창훈이 레바논전을 마친 뒤 통증을 호소해 다음날 병원에서 진단한 결과, 오른쪽 종아리 근육 미세 파열로 4주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월드컵 최종예선 기간에 대표팀 공격의 핵심 3인방이 모두 부상으로 쓰러진 건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당장 10월 월드컵 최종예선 3, 4차전이 예정돼 있는 대표팀에 빨간불이 켜졌다. 현재 1승1무로 A조 2위에 오른 벤투호는 7일 시리아와 월드컵 최종예선 3차전 홈경기를 치른 뒤 12일에는 한번도 승리하지 못한 이란 원정을 치러야 한다.

손흥민과 황의조 김민재(페네르바체) 황희찬(울버햄튼) 이재성(마인츠) 등 유럽파 선수들이 소집된다면 국내로 날아왔다가 시라아와의 홈 경기 후 곧바로 이란으로 이동하는 강행군을 견뎌야 한다. 해외파 등 주축 선수들의 몸 상태가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대표팀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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