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이 피우는 담배 연기에 노출돼도 혈당 조절이 어려워져 당뇨병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간접 흡연에 노출된 정도가 심할수록 혈당 이상으로 당뇨병 위험이 높아진다.
박수진ㆍ사효진ㆍ김경진ㆍ신진영ㆍ최재경 건국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오은정ㆍ권혁중 건국대 충주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간접 흡연 노출과 혈당 이상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다.
간접 흡연은 직접 흡연과 마찬가지로 호흡기계 질환이나 천식ㆍ중이염ㆍ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인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도 담배 연기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보건 시설, 교육 시설, 사무실, 식당 대중교통 등을 금연구역으로 정하고 있다.
특히 직접 흡연은 산화 스트레스와 전신 염증 반응, 내피세포 이상에 영향을 주고, 췌장 베타세포 기능에 떨어뜨려 당뇨병 유병률을 높인다는 보고도 있다. 간접 흡연도 혈당 조절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 제7기 2016년 자료를 토대로 19세 이상 성인 중 간접 흡연에 노출된 사람 1,103명과 간접 흡연 비노출군 3,314명의 공복 혈당, 요중 코티닌 농도 등을 비교ㆍ분석했다.
연구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52.14세였고 공복 혈당은 101.45㎎/dL, 요중 코티닌 농도는 2.37ng/mL였다. 연구 대상자 가운데 당화혈색소(HbA1c) 기준으로 혈당 이상에 해당하는 사람은 1,699명(38.50%), 공복 혈당 기준으로는 1,615명(36.60%)이다.
그 결과, 간접 흡연 노출군은 비흡연군보다 혈당 이상 위험성이 공복 혈당 기준으로도 1.149배 높았다.
특히 남성은 1.274배로 더 높았는데 모두 성별ㆍ연령 등을 보정한 결과로 통계적으로 유의했다는 분석이다.
간접 흡연 노출 정도에 따른 혈당 이상도 관련성이 컸다. 간접 흡연이 심할수록 높아지는 요중 코티닌 농도를 기준으로 살펴본 결과, 농도가 클수록 혈당 이상 발생 위험성이 점차 증가했다.
기존 연구에서도 간접 흡연에 노출되면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고 당뇨병 발병 위험이 1.8배가량 높다는 보고도 있다.
연구팀은 “간접 흡연에 노출된 강도가 심할수록 당뇨병 전 단계나 당뇨병 발생 위험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대한가정의학회지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