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직까지 던졌지만… '이재명 대세론' 저지 못한 이낙연

입력
2021.09.12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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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후보' 부각하며 호남서 반등 모색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에게 또다시 먹구름이 드리웠다. 1차 슈퍼위크 개표 결과에서도 이재명 경기지사가 득표율 과반을 달성하며 '대세론'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가 지난주 충청 순회경선 이후 '국회의원직 사퇴'라는 초강수를 두었음에도 아직까지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한 셈이다.

12일 발표된 강원 경선 및 1차 국민·일반당원 선거인단 투표 결과, 이 지사는 누적 득표율 51.41%를 기록하며,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이 전 대표 누적 득표율은 31.08%로, 이 지사와 20.33%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전날 대구·경북 경선까지의 누적 득표율 격차(25.72%포인트)보다는 조금 좁혔으나, 1차 슈퍼위크에서 이 지사 과반 득표율을 저지해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했던 이 전 대표를 만족시키기에는 아쉬운 수치였다.

이 전 대표는 충청 경선 이후 '이재명 대세론' 저지를 위해 필사의 노력을 해왔다. 충청 경선 다음날인 지난 6일 거의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숙고의 시간'을 가졌다. 경선 전략의 실패를 인정하며 '네거티브 선거 중단'을 선언했고, 정권재창출에 나서겠다며 '의원직 사퇴'를 전격 선언하면서 배수진을 쳤다. 그러나 1차 슈퍼위크에서도 기대했던 결과를 얻지 못함으로써 이 전 대표 대선캠프에 비상이 걸린 모양새다.

이 전 대표 측은 추석 연휴 치러지는 호남(25, 26일) 경선에 사활을 걸겠다는 전략이다. 호남은 자신의 고향(전남 영광)이자 국회의원, 전남지사를 역임하면서 정치적 기반을 닦은 '텃밭'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이 많은 호남에서 이 지사 독주에 따른 '밴드왜건 효과(편승 효과)'가 나타나지 않도록 민심 확보에 올인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 전 대표는 자신이 이 지사에 비해 '안정적 후보'임을 부각하고 있다. 전남지사와 여당 대표, 대통령 직선제 이후 최장수 국무총리를 역임했다는 점에서 향후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적임자임을 강조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전 대표가 이날 강원 합동연설회에서 "야당은 본선 승리를 위한 결단을 시작했다"며 "우리도 불안한 후보가 아니라 안전한 후보를 뽑아야 한다"라고 역설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울러 '더 센' 카드를 검토할 수도 있다. 의원직 사퇴를 만류하고 있는 당 지도부를 향해 사퇴 처리를 촉구하면서 효과를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에도 더욱 적극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신은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