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 시승] 새로운 스타일 더한 티구안과 3008…디젤 SUV을 이끄는 선봉장

입력
2021.09.11 14:00

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디젤 차량의 비중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제법 빠르게, 그리고 그 어떤 흐름보다 두껍게 퍼지고 있어 이제는 신차에서는 디젤 사양을 쉽게 마주할 수 없을 정도라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여전히 디젤 엔진을 품은 차량들이 시장에 존재한다.

바로 수입 디젤 SUV 시장의 스테디셀링 모델 폭스바겐 티구안과 프렌치 디젤 SUV, 푸조 3008이 그 주인공이다. 참고로 두 차량은 최근 모두 리뉴얼을 거치며 새로운 디자인을 품고 ‘소소한 발전’을 이뤄낸 상태다.

새로운 스타일로 돌아온 티구안과 3008은 과연 디젤 SUV의 가치를 전할 수 있을까?

볼륨감, 그리고 명료함을 더하다

‘스테디셀링’이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존재 중 하나인 폭스바겐 티구안은 한층 명료하고 볼륨감 있는 모습으로 변했다. 특히 새롭게 다듬어진 프론트 엔드를 보고 있자면 ‘상위 모델’인 투아렉을 떠올리게 하는 ‘소소한 변화’가 더해진 모습이다.

볼륨감이 돋보이는 프론트 그릴이지만 명료함을 강조하는 가로의 디테일, 그리고 깔끔한 바디킷이 더해져 보다 안정적이고 차분한 모습이다. 참고로 사륜구동 모델인 4모션이 일반 전륜구동 대비 약간 높은 전고를 갖췄지만 ‘시각적인 차이’는 느껴지지 않는다.

측면의 모습은 여전하다. 볼륨감과 곡선이 더해진 전면에 비해 여전히 직선이 중심이 되는 모습이다. 직선을 중심으로 한 루프 및 윈도우 실루엣 등을 더해 깔끔하고 균형 잡힌 SUV의 이미지를 제시한다. 대신 새로운 디자인의 휠이 ‘재미’를 더한다.

끝으로 후면 디자인은 깔끔하게 다듬어진 트렁크 게이트 양끝으로 배치된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의 구성이 이목을 끈다. 이러한 모습은 말 그대로 ‘폭스바겐 디자인’이라 할 수 있고 트렁크 게이트 중앙에 티구안 레터링을 더해 명료함을 더했다.

화려하게 시선을 집중시키다

폭스바겐 티구안이 깔끔함이 강조된 변화를 더했다면 푸조 3008을 말 그대로 ‘화려함’에 방점을 찍는다.

기존의 3008 역시 화려한 모습이었지만 새로운 3008은 더욱 대담하고 화려한, 그리고 입체적인 디테일이 돋보이는 프론트 그릴이 더해졌고, 이에 걸맞은 새로운 바디킷이 독보적인 존재감을 연출한다. 덕분에 도로 위에서 시선을 집중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다.

게다가 푸조 508처럼, 클래식 푸조처럼 보닛 앞쪽에 레터링을 새겨 차량의 정체성을 명확히 강조하고 더욱 세련된 스타일로 다듬어진 바디킷이 더해져 개성 넘치는 프렌치 SUV의 감성을 보다 명확히 드러낸다.

측면은 달라진 점이 없지만 특유의 플루팅 루프 스타일이 감각적인 매력을 더하고 볼륨감이 돋보이는 차체 실루엣이 매력을 더한다. 끝으로 후면 역시 기존의 3008과 동일한 구성이지만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클리어 타입으로 바꿔 명료함을 강조했다.

깔끔하게 다듬어진 공간 & i-콕핏의 스포티한 감각

티구안의 실내 공간은 외형에 비해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7세대 골프 및 당대의 폭스바겐 차량들이 제시했던 대시보드 및 센터페시아 등의 구성을 고스란히 따르고 있고 새롭게 더해진 스티어링 휠이 만족감을 더한다.

덕분에 브랜드 고유의 감성, 그리고 익숙함을 모두 느낄 수 있다. 디지털 클러스터로 구성된 계기판과 한층 개선된 디스플레이 패널 등이 더해져 최신의 차량들과 경쟁을 하기에 ‘노후화되었다’라는 느낌은 결코 들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덧붙여 각종 버튼 및 다이얼 등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한글화는 물론이고 국산 내비게이션 시스템 등의 적용을 통해 누구라도 만족하고, 어려움 없이 차량을 다룰 수 있다는 자신감을 제공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모습 덕분에 차량에 대한 별도의 적응시간 없이도 차량이 가진 다양한 기능을 손쉽게 사용하고, 활용할 수 있다.

반면 3008 역시 기존의 3008 대비 많은 변화가 더해진 것은 아니지만 스포티한 감성이 돋보인다. 이는 푸조의 인테리어 디자인 기조인 i-콕핏의 영향이다.

보다 드라이빙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구성된 대시보드는 물론이고 센터페시아, 도어 패널 등 여러 부분 모두가 대담한 스타일이 감각적인 만족감을 여전히 높인다. 게다가 새롭게 적용된 3D 헤드-업 클러스터의 존재감도 상당하다.

특히 헤드-업 클러스터와 컴팩트한 D-컷 스티어링 휠 등은 처음에는 낯설 수 있겠지만 어느새 우수한 사용성을 제시하고 스포티하게 다듬어진 시트 역시 높은 만족감을 자아낸다.

이외에도 각종 버튼과 다이얼의 디자인, 배치 등에 있어서도 굉장히 직관적이고 깔끔한 모습이기 때문에 사용자의 만족감을 한층 높인다. 다만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그리 탁월한 편은 아니라 뛰어난 하드웨어 성능을 바탕으로 다양한 기능을 즐길 수 있는 건 아니다.

체급에 걸맞은 공간

실내 공간과 적재 공간은 두 차량 모두 만족스러운 모습이다.

실제 티구안은 1열과 2열 공간 모두 쾌적한 여유를 누릴 수 있어 상황에 따라 패밀리SUV로 사용하기에도 부족함이 없고 적재 공간의 여유도 충분하다. 제원에 따르면 티구안은 615L의 적재 공간을 제시하고 2열 시트 폴딩 시에는 최대 1,655L까지 공간 확보가 가능해 다양한 레저 활동에 적합하다.

3008의 경우 특유의 컴팩트한 디자인으로 인해 공간 일부가 작게 구성되었지만 상황에 따라 패밀리 SUV로 사용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특히 시트의 만족감이 상당해 그 가치가 우수하다. 적재 공간에 있어서도 기본적인 적재 공간은 580로 조금 아쉬울 수 있지만 공간 자체가 깔끔하고 2열 시트를 폴딩할 때에도 1,600L가 넘는 공간이 마련되어 사용성이 우수하다.

배기량의 차이가 도드라지는 두 디젤 SUV

구조적인 부분에서 티구안이 경쟁력을 제시하는 부분이 바로 파워트레인에 있다. 실제 티구안은 3008의 심장 보다 큰 2.0L TDI 엔진을 앞세웠고 전륜구동 및 사륜구동 사양인 ‘4모션’을 선보인다.

150마력과 36.7kg.m의 토크를 제시하는 2.0L TDI 엔진을 보닛 중앙에 배치하고 7단 DSG, 그리고 4모션 시스템을 통해 안정적인 운동 성능을 구현한다. 게다가 13.4km/L의 공인 복합 연비(도심 12.3km/L 고속 15.0km/L) 역시 만족스럽다.

반면 3008은 컴팩트한 디젤 엔진을 탑재했다. 보닛 아래에는 최고 출력 131마력과 30.61kg.m의 ‘적절한 토크’를 제시하는 블루HDi 1.5L 디젤 엔진이 중심을 잡고 8단 자동 변속기, 전륜구동 레이아웃이 조합되어 보다 경쾌하면서도 민첩한 운동 성능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3008 GT는 필요 충분한 운동 성능을 제시할 뿐 아니라 디젤 모델 고유의 뛰어난 효율성을 자랑한다. 실제 공인 복합 연비가 15.8km/L에 이르며 도심 및 고속 연비 역시 각각 14.5km/L와 17.8km/L에 이른다.

견실한 주행의 티구안

두 디젤 SUV의 주행 특성은 디자인만큼이나 큰 차이를 보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티구안은 견실하고 군더더기 없는 모습이다. 대신 ‘주행의 깊이’에 있어서는 조금 아쉬운 모습이다.

주행을 시작하면 디젤 엔진 특유의 사운드, 공명 등이 느껴지며 그 사이에서 ‘준수한 출력’의 발현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디젤 엔진의 특성으로 인해 진동, 소음 등에 민감한 운전자 및 탑승자는 다소 부담될 수도 있겠지만 실질적인 움직임은 충분하다.

실제 제원 상 성능이 준수한 것처럼 실제 주행에서도 군더더기 없는 모습이다. 발진 가속이나 추월 가속, 고속 주행 등 다양한 상황에서 티구안은 큰 문제 없이, 견실한 주행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말 그대로 ‘일상을 위한 셋업’이라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7단 DSG와 4모션 시스템의 신뢰도도 우수하다. 는 이제는 말 그대로 평이한 수준이다. 구조적으로 연출되는 비교적 빠른 변속, 깔끔한 질감을 제시하고 4모션 시스템 역시 많은 경험이 축적된 시스템이라 주행 내내 부족함이 없다.

주행 질감에 있어서도 견실함이 드러난다. 다루기 좋은 조향 셋업과 함께 거침이 없다. 특히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하는 등의 이질감은 느껴지지 않아 대중적이고 보편적인 ‘주행’을 누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다만 단점이라 지적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 바로 ‘주행 질감의 건조함’일 것이다. 주행 중 단단함의 능숙함 보다는 다소 튀는 듯한 건조함이 간헐적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이는 폭스바겐 차량들이 특징인 부분이다.

다만 이를 매력으로 느낄 수 있는 사람도 있다면 반대로 ‘단점’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경쾌하며 민첩한 3008

제원의 성능으로만 본다면 티구안이 견실하고 우수한 성능을을 과시하고, 3008이 실용적이고 합리성을 제시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푸조 3008의 움직임은 예상과 달리 경쾌하고 민첩하며 또 즐거운 모습이다.

블루HDi 디젤 엔진은 소음은 제법 전해지지만 진동 자체는 꽤나 능숙히 억제되어 있어 주행을 하며 큰 거부감은 느껴지지 않는다. 게다가 막상 출력을 끄집어 내면 차량의 체급이나 무게 등을 고려할 때 생각보다 ‘뛰어나다’라는 생각이 머리 속을 채운다.

실제 엑셀러레이터 페달 조작에 따른 출력 전개의 반응이나 출력 전개 시 운전자에게 전해지는 질감 역시 준수했다. 물론 성능의 절대적인 한계가 있는 만큼 다양한 상황에서의 보다 구체적인 ‘수치’를 따지면 아쉬움은 제법 느껴지지만 ‘충분한 성능’의 가치를 느낄 수 있었다.

엔진과 합을 이루는 8단 자동 변속기는 ‘대중적인 다단화 변속기’의 특성을 드러낸다. 디젤 모델인 만큼 차량 자체가 극한의 스포츠 드라이빙을 추구하는 건 아니지만 상황에 따라 부드러움과 경쾌함을 모두 효과적으로 제시한다. 게다가 패들 시프트 역시 플러스 요인이다.

주행 질감은 푸조 특유의 ‘여유로운 경쾌함’이 도드라진다. 여러 환경의 도로를 달릴 수 있었는데 속도의 정도, 노면 상황을 가리지 않고 푸조 3008 GT는 푸조 특유의 경쾌하면서도 능숙한 주행 질감을 과시하는 모습이다.

다만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절대적인 편안함’에서는 조금 거리가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다만 운전자 입장에서 ‘다루기 좋은’ 차량이며 또 그 다룸에 있어서 운전자가 느끼는 ‘즐거움’이 상당히 뛰어나 ‘프렌치 핸들링 퍼포먼스’의 가치를 느끼게 한다.

소비자를 고려한 패키지

폭스바겐 티구안과 푸조 3008 모두 국내 시장에서 나름의 입지를 다져온 만큼 차량의 구성에 큰 빈틈이 느껴지지 않는다.

앞서 설명한 매력들은 물론이고 폭스바겐의 경우 IQ. 드라이브로 명명된 다채로운 안전 및 주행 편의 사양을 제시하고, 푸조 역시 시장이 요구하는 다양한 기능을 적재적소에 배치했다.

또한 두 차량 모두 디젤 엔진의 ‘탁월한 효율성’ 등을 알차게 선보이고 있다. 실제 두 차량 모두 실 연비 부분에서 워낙 우수한 평가를 받은 차량이기에 어떤 차량을 선택하더라도 아쉬움은 느껴지지 않을 것 같다.

수입 SUV로 도전을 자극하는 티구안 & 3008

끝으로 두 차량의 가격 역시 상당히 유사한 모습이다. 폭스바겐 티구안은 2.0L 전륜구동사양이 프리미엄 기준 4,00만원, 프레스티지가 4,380만원으로 책정되었고 4모션 사양이 프리미엄 기준 4,242만원, 프레스티지 기준 4,646만원 등으로 책정되었다.

이는 기존 티구안 보다 저렴하며, 이를 통해 수입차의 대중화의 기조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한편 푸조 3008은 1.5L 블루HDi 엔진을 탑재한 GT 트림이 단일 트림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판매 가격은 4,614만원으로 책정되어 있다.

모클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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