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세력 반(反)탈레반 시위대에 실탄을 사용해 최소 4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탈레반이 시위대 강경 진압에 나서면서 추가 인명 피해가 우려된다.
10일(현지시간)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레반이 아프간 시위대에 실탄과 채찍, 곤봉 등으로 폭력적으로 진압하면서 최소 4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사무소는 탈레반이 집권한 지난달 중순 이후 시위 진압방식이 점점 더 폭력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라비나 샴다사니 대변인은 “우리는 탈레반의 대응이 점점 더 가혹해지는 것을 목도했다”며 “탈레반이 발포로 시위대를 해산시키려는 과정에서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시위 참가자를 상대로 자택 수색을 했다는 보고도 받았다”며 “시위를 취재했던 기자들도 협박을 다하거나 폭행을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탈레반은 내각을 발표한 뒤 첫 명령으로 ‘시위 금지’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수도 카불을 비롯해 대도시에서는 탈레반에 포용적 정부 구성과 인권 존중 등을 요구하는 시위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탈레반이 아프간을 점령한 이후 아프간 여성들이 시위를 주도하며 탈레반 정권에 대항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