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논문 조사 나선 국민대... 검증시효 만료로 안 하기로

입력
2021.09.10 17:17
2008년 제출 논문... 5년 지나 검증 시효 만료
예비조사 나선 논문 3개, 모두 본조사 않기로
국민대 "국민 눈높이 알지만 한계 있어" 인정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내 김건희씨의 박사학위 논문 부정행위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에 나섰던 국민대가 검증 시효 만료를 이유로 결론을 내리지 않기로 했다.

국민대는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규정에 따라 (이번 조사는) 검증 시효가 도과한 학위논문에 대한 것으로, 국민대 연구윤리위원회는 검증·조사를 진행할 수 없으며 본조사를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대는 조사를 통해 학술적 평가와 연구부정행위 여부를 명백히 규명하라는 국민 눈높이를 잘 알고 있지만, 규정이 정하는 바에 따라 시효가 적용될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씨가 2008년 제출한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박사학위 논문 '아바타를 이용한 운세 콘텐츠 개발 연구'와 관련해 연구부정행위가 의심된다는 언론보도가 지난 7월 나왔다. 국민대는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의거해 언론보도가 연구부정행위에 대한 제보라고 판단, 해당 논문을 비롯해 김씨가 재학 중 외부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 3편을 검증하기로 했다.

검증은 예비조사,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치는데, 연구윤리위는 예비조사위를 꾸려 지난달 5일 조사에 돌입했다. 이 단계에선 제보 내용의 구체성과 명확성, 시효의 적절성, 조사의 적합성을 검토한다. 예비조사위는 이 과정에서 지난달 10일 김씨에게 서면조사서를 작성해 제출하라고 요청했고, 김씨는 열흘 뒤 서면 답변을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예비조사위는 그러나 김씨 논문이 연구부정행위 검증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봤다. 국민대는 2011년 개정된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교육부 훈령)에 따라 연구부정행위에 대한 검증 시효를 삭제했다. 다만 2012년 8월 31일 이전의 연구부정행위에 대해선 5년 시효를 살려뒀다. 즉 김씨의 2008년 논문은 예비조사 시점에 이미 5년이 경과돼 검증하지 않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5년이 경과한 부정행위라도 △해당 연구를 5년 이내 후속 연구 기획·연구 수행·보고·발표 등에 재인용해 사용할 경우 △해당 연구가 공공 복지·안전에 위험을 발생시킬 경우에 한해 조사를 계속할 수 있다. 국민대는 그러나 김씨의 연구가 이런 단서들을 충족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

오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