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 신화' 히딩크, 지도자 은퇴 선언... "아드보카트처럼 돌아오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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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0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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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한일월드컵에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4강 신화를 쓴 ‘명장’ 거스 히딩크(75·네덜란드) 감독이 은퇴를 선언했다.

네덜란드령 퀴라소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히딩크 감독은 10일(한국시간) 스페인 매체 마르카를 통해 “감독직에서 물러나기로 퀴라소 축구협회 회장과 얘기를 나눴다. 퀴라소 대표팀이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려면 내가 떠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제 모두 끝내려고 한다"며 “(최근 이라크 감독으로 복귀한) 딕 아드보카트처럼 돌아오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은퇴 의사를 분명히 했다.

히딩크 감독은 지난해 8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퀴라소 축구대표팀 사령탑과 기술위원장을 맡았다. 네덜란드령 카리브해 섬인 퀴라소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8위로 아직 월드컵 본선에 나간 적이 없다. 2022 카타르월드컵 본선 진출을 목표로 한 히딩크 감독은 부임 후 2연승을 하며 퀴라소 대표팀을 북중미 2차 예선에 올려놓았다.

하지만 지난 5월 히딩크 감독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제자'인 파트릭 클라위버르트(45) FC바르셀로나(스페인) 아카데미 디렉터에게 임시로 지휘봉을 넘겨줬다. 퀴라소는 파나마와 치른 2차 예선 1, 2차전에서 합계 1-2로 져 3차 예선 진출이 좌절됐다. 선수단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면서 북중미 골드컵 출전도 불발됐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팬들에게는 2002 한일월드컵의 영웅으로 통한다. 현역 시절 미드필더 출신의 히딩크 감독은 1982년 축구화를 벗은 뒤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1987년 PSV 에인트호벤(네덜란드)에서 처음 감독으로 데뷔했다. 그리곤 에인트호벤을 팀 창단 최초로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비롯한 '트레블'(3관왕)로 이끌며 명장의 반열에 올라섰다.

이후 페네르바체(터키), 발렌시아, 레알 마드리드(이상 스페인) 등을 이끌었다. 1998 프랑스월드컵에서는 네덜란드를 이끌고 한국을 5-0으로 대파하기도 했던 히딩크 감독은 2002 한일월드컵 개최국인 한국의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월드컵 역사상 1승도 없던 한국은 히딩크 감독의 지휘 아래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 세계 축구 강국들을 차례로 쓰러뜨리고 아시아 최초로 4강 무대를 밟았다.

히딩크 감독은 이후 2006 독일월드컵에서 호주를 이끌고 16강 진출했고, 유로 2008에서는 러시아를 4강으로 이끄는 등 가는 곳마다 사상 최고의 성적을 거두며 굵직한 업적을 쌓아갔다. 또 한국을 떠난 뒤에도 재단을 설립해 국내 축구 발전을 위해 다양한 활동도 벌여왔다.

김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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