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메갈이죠?” 20대 여교사 3명 중 2명 백래시 경험

입력
2021.09.09 16:50


20대 여성 교사 3명 중 2명은 학교에서 페미니즘에 대한 조롱이나 공격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런 피해에 대해 과반이상이 2차 가해 등을 우려해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9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발표한 ‘학교 내 페미니즘 백래시와 성희롱·성폭력에 대한 교사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교사의 34.2%(여성 37.5%, 남성 19.6%)가, 20대 여교사 중 66.7%가 최근 3년간 페미니즘에 대한 보복성 공격(백래시)을 당한 적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은 7월 14일부터 23일까지 전국 유‧초‧중‧고 교사 1,130명(여성 887명‧남성 235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여성일수록 백래시 피해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많아 20대 여교사의 경우 피해 경험이 하나라도 있다고 답한 비율이 66.7%로 드러났다. 다른 연령대 여성교사의 백래시 경험은 △30대 53.7% △40대가 28.1% △50대 이상 16.9%이었다.

피해 경험 중에는 ‘메갈’, ‘페미’냐며 조롱하듯 묻는 행위가 17.4%(복수응답)로 가장 많았고, 공식적인 자리에서 성혐오 발언(16.6%), 페미니스트 교사에 대한 비난 및 공격(12.8%), 성평등 수업 방해 및 거부(8.2%) 순으로 나타났다. 백래시 가해자는 학생(66.7%‧복수응답), 동료 교사(40.4%), 학교 관리자(18.7%) 순으로 많았다.

최근 3년간 성희롱·성폭력 피해를 경험한 적 있다는 응답은 37.3%였다. 주로 △외모에 대한 성적 비유(23.1%‧복수응답) △특정 성별 비하 발언(15.9%) △음담패설(13%) △특정 신체부위를 쳐다보는 행위(4.3%) 등이었다. 역시 여성일수록, 연령이 낮을수록 피해율이 높아 20대, 30대 여성교사의 성희롱‧성폭력 피해율은 71.5%, 64.6%에 달했다.

하지만 이런 피해에 대해 59.7%가 특별한 행위를 취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문제를 제기해도 해결될 것 같지 않거나(53%‧복수응답), 학교 생활에 불이익이 걱정돼서(37.3%)다. 평판에 대한 두려움 때문, 2차 피해 두려움이 있었다는 응답도 각각 23.7%, 22.2%에 달했다.

전교조는 “교육부는 교육과정에 포괄적 성교육을 명시하고 학교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성인지교육을 양적, 질적으로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