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특권 의식’ 논란에 휩싸였다. 인터넷매체가 최초 보도한 ‘고발 사주’ 의혹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메이저 언론’을 통해 문제를 제기하라”고 언급한 것이다. 모든 국민을 차별 없이 대해야 하는 대통령 후보로서 부적절한 인식이자, 편향된 ‘언론관’을 드러냈다는 비난이 무성하다.
윤 전 총장은 8일 국회 소통관을 찾아 최근 정치권을 달구고 있는 고발 사주 의혹을 적극 반박했다. 문제의 발언은 중간에 나왔다. 그는 격앙된 목소리로 이번 논란과 무관함을 강조하다가 “앞으로 정치 공작을 하려면 인터넷매체나 재소자, 의원 면책특권 뒤에 숨지 말고 국민이 다 아는 메이저 언론을 통해서, 누가 봐도 믿을 수 있는 신뢰 가는 사람을 통해서 문제를 제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주 의혹을 처음 제기한 뉴스버스가 인터넷매체라는 점을 겨냥해 ‘신뢰할 수 없다’고 단정한 것이다. 뉴스버스는 2016년 ‘박근혜ㆍ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게이트’ 국면에서 다수 특종을 쏟아낸 이진동 발행인이 올해 5월 만든 신생 매체다.
윤 전 총장은 ‘메이저 언론이 아니면 의혹 제기 보도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도 뜻을 꺾지 않았다. 그는 “작은 언론, 메이저 언론을 말하는 게 아니라 이를테면 뉴스타파나 뉴스버스가 하고 나서 (다른 언론사가) 달라붙을 게 아니라, 차라리 뉴스를 그 쪽(메이저 언론)에 줘서 바로 시작하면 되지 않느냐”라고 반문했다. 심지어 “처음부터 독자도 많고 이런 데 (제보)하라”면서 메이저 언론사로 KBS와 MBC를 콕 집어 지목했다.
여권은 즉각 윤 전 총장의 언론관을 비판했다. 열린민주당은 김성회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내고 “독재자 전두환이 말하던 ‘건전언론 육성’을 통한 ‘언론사 통폐합’의 악취가 윤석열 후보에게서도 진동한다”고 공격했다. 이어 “윤석열 후보가 생각하는 메이저 언론은 어디까지이고, 인터넷매체는 도대체 무슨 이유로 정치에서 배제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의견을 솔직히 말하라”고 촉구했다. 이재명 대선캠프의 이경 대변인도 "보도를 한 언론사가 메이저 언론이 아니라고 폄훼했다"며 "메시지로 반박을 못 하니 메신저를 공격하자는 뻔한 수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