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 법정통화 된 날 비트코인 10% 급락... 부켈레는 "저가 매수"

입력
2021.09.08 07:20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라" 가격변동 불구
거래소 거래 지체 등에 음모론 제기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공식 채택한 날 비트코인이 10% 이상 하락하는 등 암호화폐(가상화폐)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주요 거래소도 일시적으로 거래를 중단하는 등 혼란한 상황에서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150비트코인을 더 구매했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8일 암호화폐 시황 정보를 알리는 사이트 코인마켓캡을 보면 암호화폐가 전날 대비 10% 이상 하락했다. 비트코인은 오전 6시(한국시간) 기준 24시간 전보다 약 10%, 이더리움은 약 15% 각각 하락하며 일주일 전 수준으로 되돌아간 상태다. 카르다노 에이다는 17% 하락했다. '밈(유행) 코인'으로 인기를 모았던 도지코인도 18% 정도 떨어졌다. 시장이 멈추지 않는 암호화폐 거래의 특성상 가격은 실시간으로 변동한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이날 암호화폐시장에서 약 4,100억 달러(약 476조 원)가 사라진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외환운용사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선임분석가는 "비트코인이 큰 이벤트를 앞두고 매수하고 일어나면 매도하는 반응을 보였다"며 "비트코인의 실질가치 자체는 견고하며 가격은 비트코인당 4만6,000달러에서 5만3,000달러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네티즌 가운데는 음모론을 제기하는 이도 있다. 이날 코인베이스, 바이낸스, 제미니, 크라켄 등 주요 거래소가 일시적으로 입출금을 정지하고 거래의 속도를 늦추자, 커뮤니티 '레딧'의 이용자들은 "이는 5월 시장 급락 때도 있었던 일"이라며 "개인들의 대거 매수를 유발하고 기관들이 고점 매도에 나선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비트코인 마니아들은 전날 엘살바도르를 응원하자며 '30달러어치 구매 운동'을 벌인 바 있다.

JP모건 역시 6일 "개인 투자자들이 코인 투자 열풍에 휩싸였던 1월과 5월에 각각 13%, 50% 폭락한 바 있다"며 가격의 급격한 변동 가능성을 경고했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개의치 않았다. 이날도 엘살바도르 정부가 비트코인 150개를 추가 매수했다고 밝혔다. 그는 "엘살바도르가 저가 매수(buying the dip)한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엘살바도르는 전날 200코인씩 두 차례 매수했기 때문에 총 550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인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