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 '놀면 뭐하니?' 김태호 PD도 MBC 떠난다

입력
2021.09.07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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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20년 만에 사의 표명
김 PD "급변하는 시장을 보며 결심"
MBC "새로운 도전 응원"

'무한도전'과 '놀면 뭐하니?' 등 화제작으로 MBC 예능 프로그램을 이끌었던 김태호(46)PD가 MBC를 떠난다. 2001년 입사 후 20년 만이다.

7일 MBC 예능국 등 방송관계자들에 따르면 김 PD는 지난 달 초 회사에 사의를 표했다. 김 PD를 아는 방송 관계자는 "그간 홀로서기를 고민하다 올 연말까지 MBC를 다니기로 한 걸로 안다"고 귀띔했다.

김 PD는 '놀면 뭐하니?'를 12월까지 연출한다. 그의 퇴사 후 MBC 후배 PD가 바통을 이어 받아 프로그램 제작을 잇는다.


"CJ ENM·종편행 아닌 독립제작사 유력"

김 PD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글을 올려 "매주 '무한~도전!', '놀면 뭐하니? 뭐라도 찍자!' 하며 늘 새로움을 강조해왔지만, '나는 정작 무슨 변화를 꾀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점점 머릿속을 채워갔다"며 "비록 무모한 불나방으로 끝날지언정, 다양해지는 플랫폼과 급변하는 콘텐츠 시장을 보면서 이 흐름에 몸을 던져보기로 마음먹었다"고 퇴사 이유를 전했다.

김 PD는 추후 독립 제작사를 만들 것으로 전해졌다. 종합편성채널이나 CJ ENM 등 케이블채널로 이적을 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김 PD 측근들의 말이다. 김 PD는 '1박2일' 등으로 친숙한 나영석 PD와 함께 방송가 스타 제작자로 꼽힌다. 2010년대 초반 KBS·MBC·SBS 등 지상파 스타 PD들이 케이블·종편으로 몸값을 올려 줄줄이 이직할 때 '영입 1순위'로 꼽혔으나 김 PD는 숱한 러브콜을 뿌리치고 가지 않았다.

김 PD는 '무한도전'을 13년 동안 제작했다. 2018년 3월 프로그램 종방 후 해외 연수를 다녀온 뒤 다시 유재석과 손잡고 2019년부터 '놀면 뭐하니?'를 시작해 MBC 예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그런 김 PD의 이적설은 그가 후배들과 함께 넷플릭스 '먹보와 털보'를 기획한다는 소식이 올여름부터 알려지면서 방송가에 다시 돌기 시작했다.

김 PD는 "당장 내년부터 어떤 길을 걷게 될지는 아직도 고민 중"이라며 "'세상에 나쁜 콘텐츠 아이디어는 없다. 단지 콘텐츠와 플랫폼의 궁합이 안 맞았을 뿐이다'라는 얘기를 후배들과 해왔던 터라, 여러 플랫폼에서 다양한 콘텐츠로 그걸 증명하고 싶다는 마음"이라고 했다.

MBC는 이날 "김 PD의 헌신적인 노력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새로운 도전을 계획하고 있는 그의 앞날을 응원한다"고 밝혔다.



양승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