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검찰 고발사주? 당시 공작 제보받았다" 의혹 굳히는 이해찬

입력
2021.09.07 11:00
이해찬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감사원 하나, 검찰이  두 건 공작한단 내용
그중 하나가 이번 의혹으로 추정돼"
"당시 검찰, 총선서 민주당 참패 예측
야당이 고발에 응할 것이라고 판단한 듯"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재직 당시 검찰이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 등의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과 관련,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시 검찰이 공작을 준비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그때 제보가 상당히 정확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의혹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 전 대표는 7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세 가지 공작을 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감사원 하나, 검찰이 두 개를 준비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준비한 두 개 중 하나가 이번 건인 것 같다"고 추정했다.

이 전 대표는 당시 자신이 "'(공작이) 실행되면 가만두지 않겠다. 사전 경고한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한 적 있다"며 "미리 경고를 한 것 때문인지 실제 고발로 이어지지 않은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당에 의한 고발은 없었지만 다른 유사 시민단체를 통해 이뤄진 고발은 있었다"며 "문건이 다른 단체에도 전달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4개월 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이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을 고발했을 때와 고발장 내용이 유사하다는 점에서 "문건이 나중에 활용된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이 맞다는 가정하에, 이 전 대표는 검찰이 야당에 고발을 청부한 이유에 대해 "검찰은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참패한다고 예측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야당도 고발에 응할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얘기다.

그는 "당시 검찰이 여의도에서 의원들을 만나며 '민주당이 참패한다. 그러면 검찰개혁 막을 수 있다'는 얘기를 많이 하고 다녔다"고 말했다. 또 "인지사건으로 처리하기에는 정치적으로 예민한 사건이라 부담이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각각 문건 작성자와 전달책으로 지목된 손준성 당시 대검수사정보정책관과 김웅 당시 미래통합당 후보가 현재 외부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은 "사건을 은폐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사람들의 말을 가지고 논쟁을 하거나 판단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이 '증거를 대라'고 주장하는 것도 "은밀한 일이라 증거를 남기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수사 자체는 어려울 것 같다"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진상조사가 미흡하면 수사를 촉구하고, 수사가 잘 안 되면 그 다음단계에 국정조사 등 국회가 직접 개입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윤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