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순부터 독감(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러 병원에 간 김에 독감 백신을 함께 맞아도 된다. 다만 이럴 땐 서로 다른 팔에 접종하라고 보건당국은 권고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6일 “코로나19 백신과 독감 백신의 접종 간격에는 제한이 없기 때문에 같은 날 두 백신을 한 번에 접종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올가을 사용할 독감 백신은 현재 국가출하승인 절차가 진행 중이며, 이달 중 완료 후 각 병·의원(위탁의료기관)으로 배송될 예정이다.
추진단은 다수의 의료기관이 코로나19와 독감 예방접종을 동시에 진행하기 때문에 혼란을 막고 인원을 분산하기 위해 독감 백신 접종을 미리 예약하라고 권고했다. 나라에서 독감 백신을 일괄 구매하는 고령층(만 65세 이상) 외에는 각자 의료기관에 연락해 예약하면 된다.
고령층(880만 명)과 어린이(생후 6개월~만 13세·553만 명), 임신부(27만 명)는 무료 접종 대상이라 정해진 시기에 독감 백신을 맞는다. 어린이와 임신부는 14일 접종을 시작하고, 이후 10월 12일부터 75세 이상, 10월 18일부터 70~74세, 10월 21일부터 65~69세에게 차례로 접종한다. 고령층은 접종 시작 1주일 전부터 코로나19 예방접종 때 접속했던 사전예약 사이트에서 독감 백신을 맞을 일시와 장소를 선택해 예약하면 된다.
그런데 한편에선 코로나19와 독감 예방접종이 동시에 대규모로 진행되면 오접종이 더 늘 거란 우려가 나온다. 코로나19 예방접종만 해도 오접종 사례가 이날 기준 총 1,386건 보고됐다. △백신 종류를 달리 맞혔거나 △용량·보관·준비 절차가 잘못됐거나 △접종 시기·대상자를 헷갈리는 등 대다수가 병원 측의 실수 때문이었다.
김기남 추진단 접종기획반장은 “한 병으로 여러 명이 맞는 코로나19 백신과 1인용인 독감 백신은 다르기 때문에 종류를 헷갈려 오접종하는 경우는 적겠지만, 두 백신을 모두 접종하는 의료기관은 접수·예진·접종 단계마다 대상자와 백신 종류를 확인하도록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백신을 동시에 또는 비슷한 시기에 맞은 뒤 이상반응이 생길 경우 어느 백신이 원인인지 확인하기가 어려울 거라는 지적도 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독감 백신 이상반응은 코로나19 백신보다 경증이거나 빈도가 낮다”며 “두 백신 접종 후 나타나는 이상반응은 코로나19 백신 이상반응에 준해서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가을과 겨울철 독감 의심 환자 발생 수는 외래 환자 1,000명당 5명 이하였다. 코로나19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손을 자주 씻고 거리두기를 준수했기 때문에 유행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환자 발생이 적었다. 이에 따라 올해에는 독감 백신을 안 맞겠다는 사람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김 반장은 그러나 “코로나19와 독감은 서로 다른 감염병”이라며 “의료기관에서 코로나19와 독감 환자가 혼동되는 경우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독감 예방접종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