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룡 경찰청장이 경찰관 직무집행법상 일반적 면책 규정 신설 필요성을 밝혔다.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끊고 여성 2명을 살해한 '강윤성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초동대처가 부실해 두 번째 피해자가 나왔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다.
김 청장은 6일 서면간담회에서 '(강윤성 사건과 관련해)경찰청 차원에서 제도개선을 준비하고 있는게 있나'라는 기자단 질문에 "긴급한 현장상황에서 현장 경찰관들의 적극적인 직무 수행을 독려하기 위해서"라며 이같이 답했다.
경찰은 앞서 강윤성(56)씨가 전자발찌를 끊은 8월27일, 강씨의 집을 5차례 찾았지만 강씨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없어 집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이때 강씨 집에는 26일 살해된 40대 여성의 시신이 있었다.
강씨는 29일 두번째 피해 여성을 만나 오전 3시쯤 살해했다. 이에 경찰이 주거지를 수색해 첫 번째 피해자를 발견하고 수사를 확대했더라면 두 번째 피해자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김 청장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2건의 경찰관 직무집행법 개정안이 계류중이라면서 "기존 발의안의 입법 취지를 존중하면서도 이번 사건과 관련된 내용을 함께 포섭할 수 있는 대안이 논의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행안위 계류중인 경찰관 직무집행법 개정안은 경찰관이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타인에게 생명·신체·재산상의 피해가 발생한 경우, 직무 수행이 불가피하고 경찰관에게 중대한 과실이 없다면 정상을 참작해 형사책임을 감경하거나 면제할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김 청장은 전자발찌 관리·감독 소관 부처인 법무부 대응에도 문제가 있었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강씨 사건에서 이번 사건 대응에 어떤 문제가 있었다고 보나'라는 질문에 "법무부로부터 전자발찌 부착 죄명(특수강제추행) 외 전과 및 성범죄 이력을 전달받은 적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도주하는 경우,추가 범행위험성이 있다는 특성을 고려해 동선추적 등 검거에 필요한 조치를 신속하게 진행했다"며 "향후 보다 긴밀한 공조가 이뤄질 수 있도록 법무부와 관련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협의해 보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