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지, 데뷔 5년 만에 KLPGA 우승 "골프 고집 버린 게 도움"

입력
2021.09.05 16:51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 '와이어 투 와이어'
지난해 '시드전 추락' 부침 딛고 생애 첫 우승
"뒤쪽 안 보고 경기…2승 향해 더 열심히 하겠다"

김수지(25)가 데뷔 5년만에 생애 첫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1, 2, 3라운드 모두 선두를 지킨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다. 그는 "뒤 쪽(추격해 오는 선수들을) 안 쳐다보려고 노력을 많이 했는데 그게 도움이 된 것 같다"며 "두 번째 우승을 목표로 더 열심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수지는 경기 용인 써닝포인트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총상금 7억원) 3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15언더파 201타로 생애 첫 우승을 달성했다.

1, 2라운드에서 모두 선두 자리를 지켰던 김수지는 이날 1번 홀에서 보기를 기록하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3, 4번 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다시 안정감을 되찾았다. 김수지는 "첫 홀에서 보기가 나와서 마음이 좀 흔들리고 불안했는데 '어차피 하나 잃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새로 플레이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김수지는 이후에도 7, 10, 16번 홀에서도 버디를 보태며 2~3위 선두그룹과 격차를 벌렸다.

2017년 데뷔한 김수지는 그동안 상금랭킹 20위 안에도 들어본 적는 '무명' 선수다. 지난해엔 상금랭킹이 84위로 떨어졌고, 시드전을 거쳐 투어에 복귀했다. 어렵게 들어온 정규투어에서 김수지는 변한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6월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공동 2위를 차지하며 개인 최고 성적을 올렸다.

특히 개인 통산 115번째 대회인 이번 대회에선 압도적인 경기력을 뽐냈다. 1라운드에서 9언더파로 맹타를 휘둘렀다. 이후에도 내내 선두를 지키며 '와이어 투 와이어'로 첫 승을 장식했다. 그는 "작년에 시드전을 보내며 그 동안 고집했던 골프를 버리고 많은 변화를 줬는데 그게 저한테 도움이 많이 됐다. 좋은 시너지를 낳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시즌 2승을 기록 중인 이소미(22)는 이날 4타를 줄여 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를 기록, 단독 2위를 차지했다. 김수지와 우승 경쟁을 벌였던 이가영(22)은 이소미에게 2위 자리를 내주며 노승희(20) 박현경(21)과 함께 공동 3위(11언더파 205타)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올 시즌 대상 포인트·상금 1위를 달리고 있는 박민지(23)는 공동 6위(10언더파 206타)를 기록, 시즌 7승을 다음 기회로 넘겼다. 지난달 송암배 아마추어 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아마추어 나은서(16)는 공동 12위(8언더파 208타)위에 오르는 깜짝 활약을 펼쳤다.

최동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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