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에서 역선택을 둘러싼 갈등이 악화일로다.
역선택이란 A정당 지지자들이 B정당 경선에 개입해 일부러 약체 후보에게 투표함으로써 자기편에 유리하도록 선거판을 조작하는 행위를 뜻한다. 이론적으로는 경쟁력을 갖춘 상대 후보를 일찌감치 저지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정치권에서 역선택이 실제 효력을 발휘했다는 전례를 찾기 어렵다.
그럼에도 윤석열 캠프 측에선 역선택 방지 조항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윤희석 캠프 대변인은 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영향력의 크기를 따지기 이전에, 기본적으로 정권교체를 원하지 않는 분들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결정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 자체가 정권교체를 간절히 바라는 사람들의 의사가 무시되는 결과이기 때문에 역선택 방지 조항 필요성을 얘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역대 전례가 없었다는 지적에 대해선 "(승부가 한쪽으로 기울어졌던) 과거 경선과 달리 이번엔 후보가 15명이나 되고 경쟁이 치열하다"고 반박하며 역선택 방지 조항의 필요성을 거듭 역설했다.
주요 후보들 가운데 역선택 방지 조항 도입에 찬성하는 사람은 윤 전 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 황교안 전 총리 3명이다. 유승민 전 의원, 홍준표 의원 등을 포함해 나머지 8명은 반대하고 있다.
다수결에 따라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한 명의 선수라도 합의를 하지 않으면 게임 자체가 성립이 되지 않는 것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다만 역선택 방지 조항이 도입되지 않더라도 승복할 것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는 "어떤 결정이 있더라도 당의 결정에 무조건 따르는 게 당원으로서 당연한 의무이자 최소한의 책임이라 생각한다"며 수긍할 뜻을 내비쳤다.
같은 라디오 프로그램에 뒤이어 출연한 유승민 캠프의 오신환 종합상황실장은 역선택 방지 조항을 두자는 윤 전 총장 측의 주장에 대해 "스스로 고립을 자초하고 정권교체를 포기하는 해당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원 투표에 더해 여론조사까지 국민의힘 지지자들만 뽑아서 선택한다면 결국 당원들만 100% 투표하는 상황이란 점을 지적한 것이다.
오 실장은 "대선에선 (우리 진영에서) 더 확장해 개방 경선으로 가야 확장성을 얻을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역선택 자체를 걸러내기 어려운 현실적 한계도 거론했다. 역선택을 조직적으로 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면, 얼마든지 답변을 속이고 참여할 수 있다는 것.
그는 "이미 정해진 원칙이 있는데 공정 경선의 판을 깨고자 한다면 그것은 결국 파행으로 갈 것이고 파국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며 역선택 방지 조항이 도입될 경우 강경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