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최대 정유 공장에서 열흘 전쯤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해 서울 면적보다도 넓은 기름막이 지중해에 형성됐다. '통제할 수 있다'는 시리아 정부 발표와는 달리, 심각한 해양 오염 사고로 번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달 23일(현지시간) 시리아 서부 타르투스주(州) 항구도시 바니야스의 정유공장 내 연료탱크에서 발생한 기름 유출 사고로 최소 1만5,000톤의 기름이 흘러나왔다. 위성사진을 보면 서울 면적(605.2㎢)보다 훨씬 넓은 800㎢ 넓이의 기름막이 지중해에 형성돼 있다. 바니야스의 한 주민은 CNN에 "이미 이곳에서 생계를 꾸리기 힘들어졌다"며 "정부는 스펀지와 물 호스만 들고 왔을 뿐, 이번 사고에 대응할 능력이 없다"고 말했다.
유출된 기름은 지중해를 가로질러 사고 지점에서 30㎞ 거리에 있는 북키프로스 터키 공화국(북키프로스) 인근까지 이동했다. 키프로스의 어업·해양부는 유출된 기름의 움직임과 기상학 자료에 근거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토대로 "앞으로 24시간 안에 유출된 기름이 아포스톨로스 안드레아스곶에 도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키프로스 북단의 아포스톨로스 안드레아스곶은 사고가 발생한 바니야스에서 서쪽으로 130㎞ 이상 떨어져 있는 지역이다.
지중해 연안국이자 북키프로스를 보호국으로 둔 터키는 유출 기름 수거를 위해 두 척의 배를 급파할 예정이다. 푸아트 옥타이 터키 부통령은 "이번 사고가 환경 재앙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는 올해 들어 지중해에서 일어난 두 번째 대규모 기름 유출 사고다. 앞서 이스라엘에서 지난 2월 기름이 유출돼 인근 레바논 해안 전역까지 타르 퇴적물이 흘러든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