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여성 담배 셔틀·폭행 10대 사과한 학교… "1명만 본교생"

입력
2021.08.31 09:00
경기관광고, 입장문 내고 공식 사과 
"학대 가담한 네 명 중 한 명만 최근 전학 온 본교생"
"가해 학생 대신해 피해자분께 진심으로 사과"

60대 여성에게 담배 심부름, 이른바 '담배 셔틀'을 강요하고 위안부 소녀상 추모 꽃으로 여성의 머리와 어깨를 수차례 때린 10대 고등학생들이 공분을 산 가운데, 가해 학생의 학교에서 담배 심부름을 강요한 남학생 한 명만 본교생이란 입장을 냈다. 학교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공식 사과했다.

경기관광고는 28일 입장문을 내고 "언론을 통해 보도된 불미스러운 사안이 발생하게 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같이 밝혔다. (관련 기사 ☞ "담배 안 사와?" 소녀상 추모꽃으로 나물 파는 할머니 때린 10대)

그러면서 "학교는 사안의 경위를 명명백백하게 조사하고 엄중하고 단호하게 해당 사안을 처리할 것을 약속드린다"며 "불미스러운 사안이 발생한 점에 대해 피해자분께 가해 학생을 대신해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학교 전체 비난으로 이어지자… 학교 "학생 모두 본교생 아냐"

경기관광고는 다만 사건에 연루된 10대 학생 네 명 모두 본교 학생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 사건은 60대 여성을 학대하는 고등학생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알려졌다.

당시 폭행에 가담한 학생은 남학생 두 명, 여학생 두 명 등 모두 네 명이었다. 영상에 등장하는 가해 남학생은 교복을 입고 있었는데, 경기관광고 교복으로 알려지며 학생들 모두 경기관광고 학생으로 와전됐다. 학교 전체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지자 학교가 이를 바로잡은 것이다.

경기관광고는 "하지만 전체 학생들로 내용이 점점 확산돼 열심히 공부하는 재학생들과 졸업생들에게 상처가 되는 점이 염려돼 글을 올리게 됐다"며 "상기 사안을 주도한 총 네 명의 학생들(남학생 두 명, 여학생 두 명) 가운데 본교에 적을 두고 있는 학생은 최근 타지에서 우리 학교로 전입해온 남학생 한 명뿐"이라고 설명했다. 학교는 이어 "'경기관광고 학생들'이란 보도 내용은 정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각 가정에 가정통신문 보내 거듭 사과한 학교

경기관광고는 30일 각 가정에 학교장 명의의 가정통신문을 보내 사과했다. 재발 방지를 위해 학생들 생활지도에 더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약속하며, 각 가정에서도 자녀들을 잘 보살펴 달라고 당부했다.

학교는 "이를 지켜보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상심을 드리운 것에 대해 가해 학생을 대신해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불미스러운 사안을 통해 인성을 제대로 가르쳐야 하는 선생님들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되돌아보는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입생 사전 생활지도를 하겠고, 학무보님들은 자녀의 방과 후 생활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며 "자녀들이 지금처럼 동요되지 않도록 다독거려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25일 밤 11시 30분쯤 경기 여주시 한 도로 위에서 10대 네 명이 60대 여성에게 담배를 사 오라고 강요했다. 할머니가 이를 거부하자 한 남학생은 꽃으로 머리와 어깨를 폭행하고 욕설을 내뱉으며 조롱했다. 다른 학생들은 이를 지켜보며 크게 웃고 즐기는 목소리가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여주경찰서는 28일 10대 학생 네 명을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류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