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충청의 피" 윤석열 경선버스, 시동 걸자마자 '충청' 향했다

입력
2021.08.3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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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등록 첫날 민심 바로미터 충청 찾아 
"충청대망론=국민통합론" 구애 열 올려
지지율 이재명 경기지사에 아직 못 미쳐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0일 대선 민심의 ‘바로미터’인 충청을 찾았다. 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당 대선 경선버스가 시동을 건 첫날부터 충청 대망론을 띄우며 표심 잡기에 열을 올린 것이다. 그는 ‘충청의 적자’를 자임하며 표심에 구애하고 있지만, 아직 중원 유권자들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한 편이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충남 천안시 원성동 국민의힘 충남도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충청 사랑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오랜 집안 인연부터 강조했다. 그는 “500년 조상의 고향인 충청의 피를 타고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온갖 핍박을 이겨내고 (대통령 후보로) 국민들의 부름을 받은 것은 겉으로는 조용하지만 속으로 뜨거운 충청의 피를 타고났기 때문”이라고 자평했다.

지역주의를 의식한 듯 충청 대망론을 국민통합으로 포장하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충청 대망론은 충청인들이 이권을 얻고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충청인들이 가진 중용과 화합의 정신으로 국민을 통합해서 국가 발전의 주역이 되자는 것”이라면서 충청대망론을 국민통합론 반열에 올려놨다.

지역 현안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날 국민의힘 대선주자 가운데 국회 세종의사당 예정 부지를 처음 찾아 “대통령도 국무회의 등을 세종시에서 주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집권하면 세종시에 대통령 집무실을 마련해 의회와의 소통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윤 전 총장은 여야 주요 대선주자 중 충청 대망론에 가장 근접한 인사로 꼽힌다. 자신은 서울에서 나고 자랐지만,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충남 공주 출신인 영향이 크다. 충청권이 대선 때마다 표심을 예측하기 어려워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지역임을 감안할 때, 이곳에서 치고 나가면 경선 판세를 주도할 든든한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하지만 충청 민심은 아직 윤 전 총장을 향해 있지 않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27, 28일 유권자 1,015명에게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를 물어본 결과, 충청권에서 윤 전 총장 지지율은 25.7%로 이재명 경기지사(38.0%)에 한참 뒤졌다. 두 사람의 전국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 박빙이란 점을 고려하면 충청 지지세가 확실히 약한 셈이다. 윤 전 총장은 충청권 대신 서울, 대구ㆍ경북(TK), 부산ㆍ울산ㆍ경남(PK) 등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세한 내용은 KSOI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손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