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농어촌 마을에서 '티켓'(차 종류를 배달·판매하며 소요시간에 따라 대가를 지불)으로 운영하는 '티켓 다방' 종사자 중심으로 코로나19 집단 감염자가 속출하면서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29일 전남 방역당국과 해남군민 등에 따르면 28일 도내에서 2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해남군 송지면 티켓 다방과 관련, 전날 유흥주점 등 신규 확진자가 15명이나 나오면서 이틀에 걸쳐 20명을 기록했다.
'티켓 다방' 감염은 부산에서 확진된 다른 지역 거주자가 이달 16일부터 26일까지 해남군 송지면 모 티켓 다방에서 근무한 것으로 드러나 정밀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다.
현재 해남 송지면에서는 티켓 등 배달 다방 15곳에서 70여 명이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당국은 주민 6,000여 명을 상대로 이틀에 걸쳐 전수조사에 나섰다가 이날 4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티켓 다방 종사자에 이어 유흥업소·음식점 대표, 마을 주민들까지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방역당국은 감염자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급기야 김영록 전남지사도 해남 코로나 방역현장을 방문해 관계자를 위로하고 철저한 방역수칙을 당부했다.
해남 군민들은 군의 안일한 방역수칙을 비난했다. 방역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해남군은 전남도가 집단 감염이 예상돼 28일 오전 진단검사 의무조치 행정명령을 내렸는데도 이를 '완화'로 조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지역에 집단 감염이 발생하고 있는데도 명현관 해남군수는 방역 일선 담당자들과 함께 군청과 보건소에서 두 차례 비상회의를 가졌을 뿐, 현장 대응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해남군은 뒤늦게 확진자들 동선이 복잡하고 여러 사람을 접촉한 것으로 파악되자, 송지면 전체 주민을 대상으로 진단검사 행정명령을 내린데 이어, 배달업 다방 종사자에 대한 이동제한과 진단검사를 권고했다.
해남읍 주민 김모(56)씨는 "군수가 보건소 등 직원들을 현장으로 보내는 것이 우선인데도 회의만 했다"면서 "군에서 확진자 동선 파악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주민 이모(43)씨도 "해남파인비치 골프장도 수많은 확진자가 다녀가면서 방역수칙 지적 논란이 있었음에도 해남보건소는 형식적 절차만 따졌다"면서 "티켓 다방이 불법의 온상인데도 군 대응은 여전히 느슨하다"고 지적했다.
전남도 방역담당자는 "확진자 밀접촉자는 이동제한 등 신속한 조치가 필요한 사항"이라며 "유흥업소 종사자들의 소견은 다를수 밖에 없어, 폐쇄회로(CC)TV를 통한 정확한 진단으로 감염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