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6일 오후 군 수송기를 통해 한국에 오는 아프가니스탄인 391명을 난민이 아닌 '특별공로자' 자격이라고 강조한 가운데 특별공로자라고 불린 이유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연구센터장은 25일 TBS라디오 '신장식의 신장개업'에서 정부가 난민이 아닌 특별공로자, 조력자 등으로 호칭을 붙인 이유에 대해 "난민이라는 말에는 '정치적 망명 신청자'라는 뜻이 들어 있는데, 이런 개념조차도 굉장히 부담스럽게 여기는 여론이 크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난민'과는 다르다는 의미로 특별공로자로 직위, 호칭을 붙인 것 같다"고 밝혔다.
앞서 청와대 측은 25일 난민이 아닌 특별공로자 자격으로 입국하는 것과 관련해 "별도의 특별 체류 허가 방식"이라며 "미국과 영국 등의 나라에서 난민이 아닌 특별이민으로 수용하고 있는 사례를 참조했다"고 밝혔다.
난민으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별도의 난민 심사 절차가 필요한데 상당한 인력과 심사 기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이 때문에 특별공로자 자격을 부여해 한국에 오면 개인 의사에 따라서 난민법에 따른 난민 신청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서훈 국가안보실장도 23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아프간인의 지위에 대해 "단기적으로, 임시 경유 개념으로 체류시키는 것을 현재까지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단 한국에 오는 이들이 6~8주 정도 국내에 머문 뒤 난민 지위 신청을 하거나 다른 나라로 가고 싶다고 의사 표시를 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에 남겠다고 하면 난민 지위와 관련해 심사를 받게 된다.
장 센터장은 "(이들은 향후) 추정키로는 아무래도 무슬림 공동체가 잘 발달돼 있는 유럽 등 서구로 갈 가능성이 높고, 아프간 현지에서 우리 병원이나 직업훈련원 등에서 같이 일했던 분들이니 한국에 남겠다는 분들도 계실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장 센터장은 한국으로 이송된 아프간인들에 대한 선입견을 경계했다. 그는 "탈레반은 1996~2001년까지 집권할 때 공개 참수, 처형부터 폭압 전제 공포정치를 보였으며, 이들은 이슬람의 샤리아법에 기반한 해석에 따른 것이라고 하지만 보통 이슬람 세계에서 정당성을 전혀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에 오는 아프간인들은 20년 동안 탈레반을 축출한 후에 교육을 많이 받으신 분들이고, 자유주의 사상이 뭔지를 아시는 분들이라 오히려 위험에 처해서 오시는 분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 퍼져 있는 이슬람 혐오 감정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자인 아프간인들을 어떻게 가해자로 둔갑시켜 잘못 퍼졌을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