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의 꼭두각시", "이미 정치판에서 사라졌어야 할 사람"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당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 홍준표 의원으로부터 집중 난타를 당하고 있다.
당 지도부의 한 사람이면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행보를 거듭 보여 공정한 경선 관리가 우려스럽다는 문제제기다. 두 사람은 김 최고위원의 지도부 사퇴를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 대선후보 선두를 달리는 윤석열 전 총장에 맞서 비(非) 윤석열 주자들의 협공이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석열 전 총장을 향해 이준석 대표 흔들기를 중단하라며 사과를 거듭 주장하고 있는 유승민 전 의원은 25일 김재원 최고위원을 정조준했다.
유 전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 위원을 "윤석열 후보의 꼭두각시 같은 역할"에 빗대며 "불공정 경선의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지도부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김 최고위원이 사퇴해야 한다는 뜻도 내비쳤다.
유 전 의원은 "그분(김 최고위원)이 '어른을 모셔와야겠다'고 했는데, 이는 비대위를 한다는 것이고, 비대위를 한다는 것은 당 대표가 사퇴하는 것"이라며 "이런 식으로 윤석열 후보와 가까운 캠프 인사나 대리인들이 당 지도부를 흔들기 시작하면 갈등이 걷잡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해당 발언에 윤석열 전 총장 측 의견이 반영됐다고 보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는 "당연하다"면서, "자꾸 그런 식으로 행동하시면 그분이야말로 오히려 당 지도부에서 물러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가까운 인사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면 못하도록 하고 사과를 하면 될 일이지, 사실이 아니라고만 한다"며 윤 전 총장과 캠프를 에둘러 비난했다.
유승민 캠프 대변인을 맡고 있는 김웅 의원도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김 최고위원이 당내 패권주의를 조장하고 있다며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김 최고위원으로부터 "당선 가능성이 별로"라고 혹평을 받았던 홍준표 의원은 김 최고위원의 징계 회부 요청서를 당에 정식으로 제출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홍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서도 "최근 일련의 발언들을 보면 대선 본선에 가서도 당에 치명적인 문제가 될 수 있어, 징계해서라도 대선 끝날 때까지 입을 좀 막아야 된다"고 김 최고위원의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김 최고위원이 윤석열 편들기에 나선 데는 본인의 향후 정치 행보를 다지기 위한 전략적 노림수라는 평가도 내놨다.
홍 의원은 "지난 총선에 떨어지고 난 뒤에 친박들이 뭉쳐 최고위원을 만들어줬는데, 제가 듣기로는 아마 (다음) 대구시장을 노리고 있을 것"이라며 "그래서 열심히 유력 후보 진영에 앞장서서 그렇게 활동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17대 국회 때 공천심사위원을 할 때 처음 (김재원 최고위원을) 공천심사 한 사람이 저"라며 "그 뒤에도 별로 사이가 나쁘지 않았는데 갑자기 돌변하는 것을 보니 그런 측면이 있지 않나 싶다"고 했다.
논란의 당사자인 김 최고위원은 일단 한껏 자세를 낮추는 분위기다. 그는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 뉴스공장에 출연해 관련 질문에 "조심하고 있다" "가만히 있겠다"며 말을 아꼈다. 그동안 이준석 대표 비판에 앞장서며 거침없이 발언을 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