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초 오는 모더나로 추석 전 200만 명 더 백신 맞는다

입력
2021.08.24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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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 간격 되돌리는 대신 1차 접종률 올리기로

정부가 ‘추석까지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률 70% 달성’을 위해 추석 연휴 이후로 접종이 예약된 18~49세가 예약을 앞당길 수 있도록 조정했다. 9월 첫째 주까지 순차적으로 국내에 들어오는 모더나 백신 701만 회분을 추석 전 접종에 투입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24일 열린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9월 초까지 도입되는 모더나 백신 물량을 활용해 18~49세 접종을 보다 신속하게 추진하기 위해 다음 달 6일 이후의 의료기관별 예약 가능 인원을 더 확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아직 접종 예약을 하지 않았거나 추석 연휴 이후로 1차 접종을 예약한 18~49세 접종 대상자들은 다음 달 6~19일 사이로 접종일을 앞당길 수 있게 됐다.

추석 이후 예약된 18~49세 추석 전으로 변경 가능

지금까지는 다음 달 6~19일 기간은 대부분의 의료기관에서 접종 예약이 차 추석 이후 날짜만 예약 가능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모더나 백신이 9월 초까지 들어올 예정이라 6~19일 2주간 총 200만 명 이상이 더 예약할 수 있게 된 것이다. 9월 6~12일 예약은 이달 26일까지, 9월 13~19일 예약은 다음 달 2일까지 가능하다. 9월 6일부터만 재예약이 가능한 건 모더나 백신이 들어온 뒤 각 의료기관에 배송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새로 예약을 하는 경우라면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홈페이지에서 날짜를 9월 6일 이후로 선택하면 된다. 이미 예약한 일정을 당기려면 홈페이지에서 기존 예약을 취소한 뒤 9월 6일 이후 중 원하는 날짜와 의료기관을 선택해 다시 예약해야 한다. 다만 "의료기관별 예약 가능 인원은 진료시간이나 기존 예약 인원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추진단은 설명했다.

지난달부터 이어진 모더나 백신 수급 불안 탓에 정부는 기존 4주였던 18~49세의 1, 2차 접종 간격을 6주로 연장했다. 델타 변이에 대응할 수 있는 2차 접종 완료 시점은 그만큼 늦어졌다. 그래서 이번 모더나 백신 물량으로 접종 간격을 다시 4주로 되돌릴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는데, 정부는 먼저 1차 접종률을 올리는 방향을 선택했다.

이 같은 결정에 대해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일단 당장 접종량이 늘어난다는 건 긍정적"이라며 "1차 접종을 먼저 많이 하고 물량이 더 들어오면 접종 간격을 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가 추석 전 70% 1차 접종 달성이란 목표 때문에 만성질환자, 기저질환자 등 코로나19에 걸렸을 때 중증으로 진행할 위험이 높은 사람에게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는 원칙을 지키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0대 기저질환자가 최근 코로나19로 잇따라 사망하는 등 젊은 층도 델타 변이의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다"며 "18~49세 가운데서도 중증화 위험이 높은 기저질환자 등에게는 원칙대로 3, 4주 접종 간격을 지켜야 한다"고 우려했다.


접종 완료하면 중증 예방 효과 85.4%

9월 첫째 주 도입되는 모더나 백신을 9월 둘째, 셋째 주 1차 접종에 집중시킴에 따라 정부 목표인 추석 전 1차 접종률 70%는 무난히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부스터샷'(3차 접종) 논의도 본격화하고 있다.

외국에서는 부스터샷 시점을 2차 접종을 완료한 뒤 5~6개월이 지난 시점으로 보고 있다. 지난 23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부스터샷이) 필요하다”며 “코로나19 치료병원 의료진은 추가 접종 시점이 9월, 요양병원은 10~11월에 돌아오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부스터샷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인 부스터샷 접종 계획은 수립 중인 단계다. 김기남 추진단 예방접종기획반장은 “감염 위험, 감염 시 위중증률, 2차 접종과의 간격 등을 고려해 고위험군부터 접종하는 것을 우선 원칙으로 하고 계획을 별도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방대본은 5~7월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 6만5,347명을 대상으로 예방접종력에 따른 중증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백신의 중증 예방 효과는 85.4%, 사망 예방 효과는 97.3%로 분석됐다. 확진자 중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 비율을 뜻하는 중증화율은 나이가 많을수록 미접종자와 접종완료자의 차이가 컸다. 80세 이상 확진자 가운데 미접종자의 중증화율은 24.71%인데, 접종완료자는 5.88%에 그쳤다. 60대의 경우 미접종자 중증화율은 6.81%지만, 접종완료자는 0%였다. 40대 이하 젊은 층의 1차 접종자와 접종완료자는 중증화율이 모두 0%에 가까웠다. 예방접종이 중증 진행을 막는 효과가 다시 한번 확인된 것이다.

박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