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해지는 베트남 한류, 정부 간 교류 통로 반드시 필요"

입력
2021.08.2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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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코로나가 바꾼 한류

편집자주

국내 일간지 최초로 2017년 베트남 상주 특파원을 파견한 <한국일보>가 2020년 2월 부임한 2기 특파원을 통해 두 번째 인사(짜오)를 건넵니다. 베트남 사회 전반을 폭넓게 소개한 3년의 성과를 바탕으로 급변하는 베트남의 오늘을 격주 목요일마다 전달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는 베트남 한류에 기회다. 지난해 10월 하노이에 정식으로 사무소를 개설한 홍정용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 베트남비즈니스센터 대표는 '정부 간 교류 채널 정례화'에 주목했다. 코로나19로 민간 영역의 개별 접촉이 어려운 만큼, 공신력 있는 정부가 무대에 서고 무대 뒤에선 양국 콘텐츠 실무자들이 만나야 한다는 취지다. 다음은 홍 대표와의 일문일답.

-코로나19 시기 한국의 문화 콘텐츠 기업들이 얼마나 많이 베트남을 방문했나.

"베트남 정부가 한국 기업인에 대한 특별 입국을 다수 허용했지만, 콘텐츠 종사자는 제외됐다. 아직 문화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 보니, 특별 입국을 신청해도 '공장도 아니고 콘텐츠 사업? 그게 뭔데?'라고 되물었다.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현지 수요가 더 분명해지고 새로운 요구도 계속 추가로 발생하고 있는데, 어렵게 붙은 불이 사그라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한국 콘텐츠 산업의 베트남 진출 어려움을 제도적으로 해결할 방법이 있나.

"한·중·일 사례가 해법이 될 수 있다. 현재도 한류 관련 차관급 포럼을 매년 순회 개최하고 있다. 이렇게 정부가 나선 교류의 장은 콘텐츠 종사자들에겐 더없이 소중한 정보 교환 및 판매의 장이 되고 있다. 베트남 역시 한국의 신남방정책 교두보로 타 부처의 교류는 활발한 상태다. 기존 채널을 확장해 문화 콘텐츠 관련 양국 정례 콘퍼런스 정도만 만들어져도, 자리 잡은 K팝과 K드라마·무비에 이어 새로운 한류 콘텐츠를 성공시킬 수 있다."

-차기 한류를 이끌 콘텐츠는 무엇이 될 것으로 예상하나.

"베트남은 한국과 같은 유교 문화권인 데다, 젊은 가족이 많아 영유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럼에도 문화 산업의 미성숙으로 캐릭터 산업은 걸음마 단계다. 일본의 '도라에몽'이나 미국 디즈니 캐릭터가 완구와 학용품 등을 도배하는 수준이다. '라바' 등 현지에서 인지도를 넓히기 시작한 한국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제대로 활용하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 베트남 중앙정부가 스타트업 기업 육성을 중장기 과제로 선정, 적극 지원하고 있는 점도 신규 진출할 한국 콘텐츠 기업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하노이= 정재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