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치권서 깃발 올린 '아프간 난민 수용론'

입력
2021.08.22 15:00
유럽 등 주변국들이 '난민 수용 불가' 밝히자 
"최소한의 인원이라도 수용해야" 주장 나와
장혜영 "임신부·아동이 있는 가족만이라도"
김재원 "국내 체류 아프간 국민 추방 없어야"

정치권을 중심으로 아프가니스탄 난민 수용을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탈레반의 재집권으로 아프간을 떠나려는 사람들이 속출하지만 유럽 등 상당수 주변국들이 이들을 받아들이는 것을 꺼려 하고 있어서다.

국제 사회의 일원으로서 또는 인도적 차원으로 최소한의 인원이라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게 지금까지 나온 난민 수용론의 핵심이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2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서 "난민 수용의 모든 부담을 아프간 주변 국가들의 몫으로 떠넘기는 대신, '국제적 차원의 연대와 협력'이라는 방향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주변국들의 도움이 절실하지만 안타깝게도 유럽과 많은 주변 국가들이 난민 수용을 반대하고 있다"며 우리의 연대가 더욱 절실하다고 말했다. 당장 그리스와 터키가 국경에 40㎞ 길이의 장벽과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는 등 난민 유입을 막는 선제 조치를 취했다. 두 국가는 유럽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해 있다.


그는 "대한민국 정부와 국회는 난민을 받아들이는 아프간 주변 국가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비롯해 유엔(UN) 등 국제사회의 노력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최소한 임신부가 있는 가족, 아동과 그 가족 등 난민의 일부라도 받아들이는 조치를 마련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튿날에도 SNS에 "나는 누군가의 남이다. 나를 돌보기 위해서라도 남을 돌보아야 한다. 상호돌봄은 윤리 문제 이전에 인간 생존의 문제"라며 난민 수용 문제를 시사하는 언급을 남겼다.


같은 날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인도적 차원에서 아프간 난민을 받아들여야 한다. 적어도 국내 체류 중인 아프간 국민을 불법체류자로 본국에 추방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글을 남겼다.


국내 시민사회단체들도 우리 정부 차원의 난민 보호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참여연대 등 106개 시민사회단체는 20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기관에서 근무했던 현지인들이 한국 정부에 보호를 요청한 사실이 알려졌다"며 "정부는 이들에 대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