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다음 달 하순인 추석 연휴 기간을 즈음해 '위드 코로나(with corona)'라 불리는 방역체계 개편을 추진할 것임으로 공식화했다.(본보 13일자 3면· 시기상조라는 방역개편 ... 고위험군 접종 끝나는 추석쯤 유력) 추석 즈음 전 국민 대비 백신 1차 접종률 70%에다 2차 접종률 50% 정도에 도달한다면, 확진자에서 위중증·치명률 관리 중심으로 방역체계 개편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관건은 백신 수급과 변이 통제 여부다.
김기남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기획반장은 20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정례 브리핑에서 “1차 접종률은 21일 인구 대비 50%를 넘고, 2차 접종 뒤 2주가 지나는 접종 완료 비율도 10월 초에 50%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1차 접종률 70%, 2차 접종률 47%에 도달할 것으로 보이는 9월 말까지 접종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위드 코로나’ 전환 시점으로 '9월 말, 10월 초'를 제시했다. 그간 4차 대유행으로 인한 확진자 폭증세 때문에 '지금 방역체계 전환을 말하기에는 이르다'던 입장에서 선회한 것이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1통제관도 이날 '위드 코로나'에 대해 "시점이 정해진 바는 없다"면서도 “2차 접종 뒤 2주가 지나야 접종 완료가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9월 말이나 10월 초쯤에 검토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40대 이하 청장년층에 대한 백신 접종에 집중하고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18~49세 백신 접종 사전예약 결과 대상자 1,537만 명 중 943만 명(61.3%)이 예약했다고 밝혔다. 우선접종 등을 통해 미리 백신을 맞은 사람들까지 감안하면 인구 대비 접종 참여율은 77% 수준이다. 방대본은 20, 21일에는 35세 이하, 22일부터 다음달 18일까지는 18~49세 전체에 대한 추가 예약을 받기도 했다. 예약 시간을 최대한 늘려 잡은 건 청장년층 접종률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불안 요소는 여전하다. 우선 백신 수급이 안정적이어야 한다. 이날 방대본은 18~49세 예약자들에 대한 접종 계획을 밝혔는데, 접종 첫 주인 26~29일에는 모두 화이자 백신을 맞히지만, 그 이후에는 "전반적으로 화이자 백신 위주로 접종할 것"이라고만 밝혔다. 이는 현재 공급에 펑크를 낸 모더나 백신 공급 재개 여부를 염두에 둔 결정이다. 모더나 백신 공급 차질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당일 상황에 따라 접종 백신이 바뀔 수도 있다는 얘기다.
방역당국은 델타에 이은 람다 변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방대본은 이날 람다 변이 유행국에서 입국하는 경우 백신 접종 완료자라도 2주간 격리하기로 했다. ‘9월 변이 유행국가’에 페루, 일본 등 람다 유행국도 포함시켰다. 우리나라가 지정한 9월 변이 유행 국가는 필리핀 등 총 37개국이다.
방역당국은 '위드 코로나' 전환에 대해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덜컥 전환했다가 확진자가 폭증하는 등 감당이 안되는 상황이 오면 곤란해서다. 이 때문에 이날 방역당국은 '백신 접종률' 못지않게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를 계속 강조했다. 접종률이 기대 수준으로 올라갔음에도 전체 확진자 규모가 지금처럼 2,000명을 넘나드는 상황이 펼쳐질 경우, 오히려 더 위험한 신호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권준욱 중대본 제2부본부장은 “우리는 지금 백신 접종을 통해 집단 면역력을 확보하고, 코로나19 발생을 안정화시킨 뒤 ‘위드 코로나’, 즉 달라진 일상으로 가는 중에 있다"며 "아직은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 수칙을 통해서 감염 확산을 억제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