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KH그룹 품으로

입력
2021.08.20 13:24
강원개발공사와 7115억 원 계약 완료
"공기업 부채 628억 원으로 대폭 줄어"

강원 평창군에 자리한 알펜시아 리조트의 매각이 마무리됐다. 강원도가 평창올림픽을 위해 리조트를 완공한 지 12년 만이다.

강원개발공사와 KH그룹의 특수목적법인인 KH강원개발주식회사는 20일 오전 11시 춘천시 석사동 강원개발공사 대회의실에서 알펜시아리조트 자산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매각대금은 7,115억 원이다. 잔금완납과 소유권 이전은 내년 2월까지 이뤄진다.

앞서 6월18일 입찰 보증금 350억 원을 낸 KH강원개발은 이날 350억 원을 추가로 냈다. 대금의 10%인 700억 원을 계약금으로 센 셈이다.

매각 시설은 알펜시아 고급빌라와 회원제 골프장(27홀)으로 이뤄진 A지구, 호텔과 콘도, 워터파크, 스키장이 자리한 B지구, 스키 점프대와 바이애슬론 경기장 및 크로스컨트리 경기장을 제외한 C지구다.

KH 강원개발은 알펜시아리조트 임직원에 대해 기존과 동일한 수준 이상의 근로 조건으로 5년 이상 고용 유지를 약속했다.

알펜시아리조트 공개매각은 지난해 10월부터 네 차례의 공개 경쟁입찰과 두 차례의 수의계약으로 진행했으나 모두 유찰됐다.

공사는 알펜시아의 가격과 시장 가치를 재평가해 지난 5월 다섯 번째 공개경쟁 매각에 나섰고, 이 결과 KH강원개발이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이번 매각으로 강원개발공사가 떠안고 있던 기존 부채는 산술적으로 7,728억원에서 628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알펜시아 리조트는 강원도가 동계올림픽을 유치한다며 지은 초대형 시설이다. 그러나 2009년 완공과 동시에 참담한 분양실패로 1조원이 넘는 빚을 졌다. 이후로도 강원도는 빚을 내 빚을 막는 방식으로 리조트를 운영해 빈축을 샀다.

이로 인해 소중한 혈세낭비는 물론 우량 지방공기업 직원들이 고통을 분담해야 했다. 반면 리조트를 기획한 강원도 고위직은 전혀 문책을 받지 않아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박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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