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된다' 갈등 속 하태경 "원희룡은 양치기 소년" VS 원희룡 "불 지르나"

입력
2021.08.19 14:00
하태경 "구체적 근거 없이 허위사실 폭로"
"자기 이름 좀 알리려고 정권교체 방해해"
원희룡 "이준석 유출 땐 잠잠... 선택적 잣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원희룡 전 제주지사 간의 통화 내용 진실 공방에 하태경 의원도 참전했다. 갈등은 이제 '하태경-원희룡'의 말다툼으로 옮겨붙었다. 앞서 이 대표는 통화 내용 중 "저거는 곧 정리된다"에서 '저거'는 '경선과정의 갈등'을 가리킨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원 전 지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라고 주장하며 맞섰다.

하 의원은 19일 MBC 라디오 프로그램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원 전 지사는 구체적인 근거 없이 허위 수준의 폭로를 하는 '양치기 소년'"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전날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원 전 지사의 경선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

이번 공방 외에도 윤 전 총장이 '토론회 보이콧'을 언급했다고 한 것, 이 대표가 '토론 두 번 하면 윤 전 총장은 낙마'라고 했다는 원 전 지사의 주장이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원 전 지사가 '늑대가 나타났다'는 거짓말을 세 번 외친 셈이라는 말이다.

하 의원은 "전자는 윤 전 총장 측이 '보이콧'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확인했고, 후자는 지라시에 거명된 기자가 그런 말 한 적 없다고 부인하면서 진위가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원 전 지사가 단단히 착각에 빠졌다. 균형잡힌 정치인의 행동이 아니다"며 "자기 이름 좀 알리려고 당을 갈등 상황으로 몰아넣고 정권 교체를 방해하고 있다. 의도가 순수하지 않다"고 몰았다. "원 전 지사가 당 전체에 사과를 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원 전 지사는 이 대표에게 전날 오후 6시까지 통화녹음 파일 전체를 공개하라고 했지만 이 대표가 응하지 않자 "잘못을 인정한 것으로 알겠다"며 공방을 정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 의원은 그러나 "이 대표는 원 전 지사의 요구에 '딱하다'고 반응했다. 이를 잘못을 인정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은 이성적 사고는 아니다"며 "본인이 분탕질치는 게 확인되니까 고개를 내린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원 전 지사는 이에 질세라 이날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 아침'에서 하 의원의 공세에 "선택적 잣대를 들이대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가 윤 전 총장과의 사적 통화 내용을 유출했을 때는 아무 소리도 없다가 이번에는 여러 극단적인 용어를 동원해 비판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 대표가 특정 후보를 편드는 것 아닌가 하는 의혹에 둘러싸여 있는데 하 의원에 의해 거기에 더 불을 지르는 상황이 됐다"고도 말했다.

원 전 지사는 '공정 경선이 위험에 처했다'는 판단 때문에 문제제기를 했다는 점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이 대표는 당의 변화를 상징하고 저는 누구보다도 그를 지지했던 사람"이라며 "하지만 대표가 됐다고 해서 경선을 일방적으로 끌고 가는 건 이 대표를 위해서도 당을 위해서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공방으로) 일방적으로 폭주하던 불공정 경선 계획이 이 정도라도 제동이 걸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윤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