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친왕 착용 추정' 조선 왕실 어린이 옷 국가민속문화재 된다

입력
2021.08.19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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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의 옷으로 전해지는 조선 시대 왕실 어린이 옷이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될 예정이다.

19일 문화재청은 '전(傳) 영친왕 일가 어린이 옷' 총 9건을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 예고한다고 밝혔다. 해당 유물은 1998년 숙명여대가 기증받은 것으로 영친왕비인 이방자 여사가 보관하던 것으로 전해진다. 2009년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된 영친왕의 아들 이구의 복식 유물과 비교했을 때 소재, 단추, 문양 등이 매우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옷의 주인을 알 수 있는 자료가 부족하고 옷의 크기로 미루어 볼 때 실제 영친왕이 착용했다고 특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조선 시대 왕가 어린이가 입었던 옷에서 볼 수 있는 주요한 특징이 잘 나타나 문화재로서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용변이 용이하도록 뒤가 트인 풍차바지 등이 조선 시대 어린이 복식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는 점, 손바느질과 재봉틀 사용이 모두 확인되는 조끼에서 서구 문화의 유입에 따른 봉제 방법의 변화를 알 수 있는 유물인 점,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유행한 소재와 문양이 확인되고 보존 상태가 양호해 학술적 가치가 탁월한 점 등도 문화재 지정에 고려됐다.


희소성도 높다는 설명이다. 어린아이가 착용하기 쉽게 분홍색 사규삼(조선 시대 남자아이가 착용하던 예복) 아래에 녹색 창의(소매가 넓고 뒤나 옆에 트임이 있는 옷)를 받쳐 꿰매놓았는데, 이는 조선 시대 왕실과 양반가에서 돌옷이나 관례 시 예복으로 입힌 것으로 현재 남아 있는 유물이 드물다.

문화재청은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해당 유물을 국가민속문화재로 최종 지정할 예정이다.

채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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