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밀린 월세만 2,000만 원이 넘는데, 지원금은 겨우 900만 원입니다. 너무 적어요.”
서울 마포구에서 노래방을 운영 중인 A씨는 5차 재난지원금으로 지급된 ‘희망회복자금’ 수령 직후 아쉬움을 내비쳤다. 지급 속도는 개선됐지만 여전히 지원금 규모가 현실에 못 미친다는 것이다. A씨는 “신청한 지 반나절도 안 돼 지급되는 건 좋지만, 밀린 임대료와 대출 이자를 갚고 나면 남는 것이 없다”며 “신용대출도, 장기카드대출(카드론)도 더 이상 나오지 않는데,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지 않는 상황에서 앞으로가 더욱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희망회복자금 지급 3일째를 맞은 19일, 소상공인들은 한결같이 지원규모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지만 손실을 보전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푸념에서다.
경기 시흥시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B씨 역시 “몇 달째 수익이 거의 없는 상황인데, 정부 지원금은 두 달 월세도 되지 않는다”며 “소규모 점포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지원금액이 적어서 큰 도움은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특히 정부가 전국 개인택시 기사 16만5,000여 명에게 추가 지급키로 한 40만 원의 코로나19 특별지원금에 대해 뒷말이 무성하다. 이는 국토부가 개인택시 지원금을 법인택시 기사 수준에 맞추면서 비롯됐다. 대다수 개인택시가 경영위기업종의 매출 감소(10~20%) 구간에 속해 희망회복자금 40만 원을 받을 예정이었던 반면, 법인택시 기사는 고용노동부로부터 80만 원의 지원금을 받는다.
경기 안양시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C씨는 “세탁업도 개인택시와 동일하게 경영위기업종인데, 개인택시만 힘들다고 추가 지급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꼬집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희망회복자금은 지난 17일부터 이날 오후 4시까지 110만4,000명에게 2조6,668억 원이 지급됐다. 사흘간 지급 인원은 1차 신속지급 대상자(133만4,000명)의 82.7%다. 누적 신청자는 115만2,000명(2조7,470억 원)으로 1차 신속지급 대상자의 86.3%다.
희망회복자금은 20일까지 하루 4차례씩 지급된다. 오후 6시까지 신청하면 신청 당일 지급받을 수 있고, 23일부터는 하루 2차례 지급으로 변경된다. 홀짝 신청제는 18일 종료된 가운데, 17일과 18일에 신청하지 못한 대상자들은 19일부터 사업자등록번호 홀·짝수 구분 없이 전용 누리집(희망회복자금.kr)에서 신청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