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카불공항 대탈출 인파 속 홀로 남은 7개월 아기

입력
2021.08.18 22:25
탈레반 집권 후 '대탈출' 혼란 보여준 사건
온라인 통한 부모 찾기, 하루 지나도 무소식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재집권 이후 아프가니스탄을 떠나려는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는 수도 카불 공항에서 홀로 남겨진 아기의 부모를 찾는 글이 온라인에 회자되고 있다. 혼돈 속에 가장 약한 존재인 아기들이 받는 고통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현지매체 아스바카뉴스는 1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전날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발견된 아기의 부모를 찾는다는 글과 함께 아기 사진을 올렸다. 파란색 직사각형 플라스틱 바구니에 담겨 울고 있는 이 아기의 나이는 7개월가량으로 추정된다. 게시글이 올라온 지 하루가 지났지만 부모를 찾지 못하고 있다.

아기가 부모를 잃어버린 16일 카불 공항에서는 대탈출극이 벌어졌다. 활주로에까지 몰려든 사람들로 비행 자체가 중단됐고, 이륙하는 비행기에 매달렸다가 떨어져 사망한 사람도 있었다. 여권이나 비자가 없으면 공항 근처에 오는 것도 금지했으나 탈출의 마지막 희망을 건 아프간인들은 여전히 공항을 향하고 있다.

18일에도 공항 입구로 사람들이 쇄도하면서 최소 17명이 부상했다. 아프간 톨로뉴스에 따르면 공항에서 총에 맞거나 압사해 숨진 사람이 적어도 4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공항은 탈레반에 포위되긴 했으나 아직 미군이 통제하고 있는 유일한 지역이다. 상업기 운항은 중단됐으나 미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가 자국민과 자국에 협력한 아프간인들을 구출하기 위해 구조기를 보내고 있다.

진달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