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등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조치 때문에 예비·신혼부부들의 한숨이 더 깊어지고 있다. 이들은 예식장 계약에 따른 피해 상황을 알리기 위해 전국신혼부부연합회까지 꾸려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전국신혼부부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18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서 "정부의 결혼식과 관련된 방역 지침은 형평성 측면에서 이전에 비해 나아진 바가 전혀 없다"며 "19일부터 닷새 동안 트럭 시위를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역 당국은 지난달 12일부터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를 시행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22일까지 거리두기 4단계 조치를 연장하기로 했다.
그런 와중에 거리두기에 따른 인원 제한도 장소에 따라 소폭 조정했다. 종교시설은 최대 99명까지, 콘서트장은 최대 2,000명까지 허용하고 있는 반면, 결혼식장 참석 규모는 49명으로 그대로 유지했다. 이로 인해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 사이에서는 형평성이 없다는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
이 관계자는 "인원 제한으로 인해 오실 하객 분들을 정하는데 예비부부나 가족 간에 불화가 생겨 파혼하신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예비부부들은 49인 규제에 경제적 손실을 떠안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의 예식장들이 당초 계약할 때 잡은 참석 보증 인원을 대폭 줄이지 않아 식대 비용을 고스란히 지불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그는 "을과 을인 예식장과 예비부부들이 불가피한 분쟁을 겪고 있다"며 "솔직히 49인 식대만 받게 되면 예식장이 피해를 보고, 예비부부는 초대하지 못한 200~300명 식대를 그대로 내게 되면 당장 1,000만 원 이상 피해를 본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결혼식 날짜를 미뤄도 문제다. 사진 촬영, 드레스 대여 등 부수적인 다른 업체에도 위약금을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예비·신혼부부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민원을 넣어도 계약 당사자, 즉 예비·신혼부부와 예식장 간에 해결해야 한다는 중재만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문제의 본질은 정부 정책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전국 3,000여 명의 예비·신혼부부들이 모여 전국신혼부부연합회를 만들었다. 힘을 합쳐 공동으로 한목소리를 내보자는 뜻에서다.
연합회는 19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총 닷새 동안 서울시청 및 중앙사고수습본부 앞에서 '트럭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3.5톤 트럭 2대를 배치해 전광판에 정부의 예식장 방역 지침에 대한 부당함을 호소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뉴스를 보면 '스몰웨딩' 하라는 식의 댓글이 많더라"며 "결혼식장 계약 특성상 보증 인원이 정해져 있어서 스몰웨딩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