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의료복합단지를 시작으로 방사광가속기, K-바이오랩 등 대형 국책 연구사업에 도전했다 번번이 고배를 마신 강원도가 이번엔 첨단 자기장 연구소 유치를 선언했다. 무엇보다 광주와 울산과 역할을 나눠 분산 유치하겠다는 전략을 꺼내 들었다.
강원도는 광주·울산광역시와 손을 잡고 '국가 고(高)자기장연구소' 공동 유치에 나섰다고 18일 밝혔다.
고자기장은 말 그대로 높은 세기의 자기장을 말한다. 고자기장을 활용하면 의료용 영상진단장비의 해상도가 올라가는 것은 물론 '꿈의 교통수단'이라 불리는 자기부상열차도 만들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고자기장은 풍력발전장비의 경량화 등 에너지 분야에서도 획기적인 기술혁신이 가능하다.
국내에선 서울대 기초전력연구원이 국내 고자기장 분야 독보적인 지위에 있다. 한승용 교수 연구팀은 2019년 미국 고자기장연구소와 함께 직류 자기장 기술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부가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진 고자기장 연구소는 1조원을 투입하는 대형사업이다. 연구소 부지가 확정되면 2024년부터 10년간 국비를 지원한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이 주관하는 이 사업에 강원도는 중부권, 광주는 서남권, 울산은 동남권 등 3곳에 지역 특색에 맞는 연구소를 분산 유치하는 것이 목표다.
강원은 암 치료용 입자가속기 등 의료·생명 분야, 광주는 초고자기장 장비 기술을 포함한 신소재 분야, 울산은 핵융합 등 친환경에너지 분야를 맡는 게 골자다.
이를 위해 강원도는 광주·울산광역시와 함께 '제4회 과학기술기본계획의 지역 주도 수요맞춤형 연구개발' 방향을 근거로 특화산업과 연계할 테마별 국책연구소를 분산 구축할 계획이다.
앞서 올해 5월에는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와 광주·울산광역시와 연구 과제 위수탁 협약을 체결했다. 또 지난달부터는 국가사업 반영을 위한 예비타당성조사 사전 기획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최문순 강원지사는 "열악한 지역 제조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도내 첨단 의료산업의 한 단계 도약을 위해선 국가 고자기장연구소 강원권 유치가 꼭 필요하다"며 "광주,울산과 함께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