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내정되면서 '보은 인사' 논란에 휘말린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59)씨가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 "이 전 대표의 과거에서 문제가 되는 것들을 하나하나 끄집어 내서 페이스북에 올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신에게 '친일 프레임'을 걸어 공격한 이낙연 캠프에 대한 격앙된 반응을 보이면서다. 황씨가 이재명 지사와 경쟁관계에 있는 이 전 대표를 저격할 뜻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의 변수로 떠올랐다.
황씨는 18일 한국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오늘부터 경기도의회 청문회(30일) 전까지 오로지 이낙연의 정치적 생명을 끊는 데 집중하겠다"며 "나를 죽이려고 하면 나도 당신을 죽일 수밖에 없다는 신호를 분명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에 대한 공격에 나설 경우 임명권자인 이 지사에게 부담이 될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난 정치와 관계가 없다"며 "이재명 지지율과 무슨 관련이 있냐"고 반문했다.
이 지사는 전날 TV토론에서 '내정 철회' 요구에 대해 경기도의회 인사청문회 절차를 거론하며 "국민과 도민의 여론을 살피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권에서는 황씨가 이 전 대표를 저격할 경우 '이 지사 측 인사가 이 전 대표를 공격한다'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지사에게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음은 황씨와의 일문일답.
_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대표의 '정치적 생명'을 끊겠다고 했다.
"이 전 대표의 과거에서 문제가 되는 것들을 하나하나 끄집어 내서 페이스북에 올릴 예정이다. 나는 문재인 정부 열혈 지지자이기에 '일베'들에게 받은 친일 프레임 공격을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에게 받는다는 게 황당하다. 이 전 대표에게 그대로 다시 돌려줄 것이다. '나를 죽이려고 하면 나도 당신을 죽일 수밖에 없다'는 신호를 분명하게 주겠다."
_이 전 대표 측에서 사과한다면 공세 선언을 철회할 생각이 있나.
"이 전 대표가 깨끗하게 친일 프레임에 대해 사과하면 받아줄 것이다. 그러면 나도 더 이상 정치적인 의견도 내지 않을 것이다."
_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중인 이 지사에게 부담이 되지 않을까.
"나는 정치와 관련이 없다. 이 전 대표와 싸우겠다는 것은 내 인격과 생존을 위해서 싸우는 것이지, 이 지사와는 관계가 없다. 이 지사의 지지율이 오르고 내리는 것이 나와 무슨 관계가 있는가. 이 지사를 지지한 적도 없고, 이 지사 지지모임이 만들어졌을 때도 연락이 왔지만 거절했다."
_이 지사가 국민 여론을 보고 임명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여론이 나쁘면 임명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인데.
"그 말의 뜻은 청문회라고 생각한다. 주민들에게 다 의견을 묻지 못하니, 주민대표인 도의회 의원들이 청문회장에서 나에게 물어볼 것이다. 의회를 존중하고 경기도 주민의 의견을 들어보겠다는 좋은 자세를 취한 것이다."
_사장 내정 이후 이 지사 측과 소통한 적이 있나.
"이재명 캠프에 있는 분들 중 친한 사람과는 안부 통화를 했다. 이 지사와는 최근에 통화한 적이 없고, 1, 2년 전에 한두 번 통화한 게 전부다. 이 지사와는 서로 데면데면한 사이다."
_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을 '보은성 인사'라고 지적했다.
"정 전 총리 대선캠프 측에서 홍보 영상을 만든다면서 나에게 같이 영상을 만들면 어떻겠냐고 해서, 유튜브 '황교익TV'에 나오라고 한 적은 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대구에서 연 북콘서트를 진행한 적도 있다. 민주당의 어떤 정치인이든 (이 지사처럼) 똑같은 등급으로 대한다. 정 전 총리가 그런 식으로 말하면 안 된다. 정 전 총리가 전후 사정을 잘 모르고 착각한 것이 아닐까. 그분은 인품을 갖춘 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