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해안 '나이키벨트' 비상…부산 확진자 1만명 돌파

입력
2021.08.15 15:10
부산 세자릿수 확진자 지속...창원 김해 4단계 연장
창원 김해 부산 울산 포항 유동인구 많아 확산 가능성
포항·경주, 역대 최다 확진... 울산은 다소 소강

부산 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1만 명을 넘어섰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된 부산과 경남 창원· 김해시의 확진자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울산과 경북 포항 등에서도 확진자가 급증, 비상이 걸렸다. '나이키 벨트'로도 불리는 이들 남동부 도시들은 휴가철에 많은 이들이 찾고 유동 인구가 많아 이들 지역을 고리로 한 확산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부산시는 15일 오후 1시 기준 122명이 추가 확진돼 누적 확진자 1만121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부산지역 누적 확진자 수가 1만 명을 넘어선 건 지난해 2월 21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부산시는 지난 10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4단계로 높이고 해수욕장을 폐쇄하는 초강수를 뒀지만 기대만큼 방역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4단계 격상 당일인 10일 126명에서 11일 132명으로 느는가 싶더니 12일에는 178명으로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 이후에도 150명(13일), 156명(14일)으로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누적 확진자 수가 1만 명을 넘어선 지역은 부산을 포함해 서울 경기 대구 인천 5곳이다.

부산을 기점으로 좌우 동해안을 따라 위치해 있는 지자체들도 비상 상황이다. 지난달 말 비수도권 최초로 거리두기 4단계를 시행했던 경남 김해시와 이달 초부터 4단계로 올린 창원시 모두 확산세가 꺾이지 않자 당초 16일까지였던 거리두기 4단계를 29일까지 연장했다.

연일 50명 안팎의 확진자가 나오던 울산은 지난 8일 이후 닷새 만인 13일 다시 20명대로 떨어진 뒤 이틀째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청소업체, 마사지업소, 주점에 이어 지난 10일부턴 자동차 정비업소를 매개로 14일까지 23명이 추가 확진되는 등 계속해서 새로운 집단감염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들 집단감염 모두 전파력이 강한 델타변이로 확인됐다. 이달 들어 14일까지 집계된 확진자 수만 436명으로 이미 지난 달 발생한 전체 확진자(400명) 수를 뛰어 넘었다.

경북에선 인구 50만의 포항이 '핫 스팟'으로 부상했다. 15일 0시 현재 경북지역 신규확진자 76명(국내 74명) 중 47명이 포항이다. 일일 확진자 47명은 포항에선 사상 최다치로, 인구 천만의 서울에서 1,000명의 확진자가 나온 것과 비슷한 비율이다. 지금까지 서울의 일일 최다 확진자 수는 660명(8월 10일)이다.

포항은 이달 들어 태국 외국인모임과 사업장, 학원 등에서 집단감염이 잇따랐고, 이들과 접촉을 통한 n차 감염도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이날 포항에선 관내 사업장 두 곳과 관련한 확진자가 13명 쏟아졌다. 또 북구 장량동 한 학원이 주고 입주한 건물에서 17명이 나왔다. 이 건물엔 태권도 음악 등 예체능계학원과 입시학원까지 입주하고 있어 추가 확산이 우려된다. 포항시는 14일 학원 주변에 임시선별진료소를 설치, 건물 출입자 등을 대상으로 진단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포항과 같은 생활권인 경주도 15일 오전에만 27명이 확진돼 역대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27명 가운데 16명은 강동에 있는 한 철강 공장 소속으로 전날 동료 4명이 확진된 이후 검사한 결과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해당 공장은 포항에도 사업장을 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울산= 박은경 기자
대구= 정광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