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직진' 이재명... 경기도민 100% 재난지원금 '강행'

입력
2021.08.14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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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가 13일 경기도민 모두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못 박았다. 중앙정부의 5차 재난지원금 대상에서 제외된 소득 상위 12%에게도 경기도 재원을 투입해 1인당 25만 원을 주겠다는 것이다. 지난달 이 지사가 '전 도민 지급'을 공언한 이후 "경기도 예산을 동원한 금권 선거"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이 지사는 직진을 택했다.

여야의 다른 대선주자들은 “매표용 빚잔치”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역” 등 격한 표현을 쓰며 융단폭격을 퍼부었다. 더불어민주당 차원의 징계가 필요하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이 지사의 지사직 사퇴 요구가 더 거세지게 됐다.

'매표' 논란에도 "마이웨이 정면돌파"

이 지사가 ‘전 도민 재난지원금’ 검토를 시작한 건 지난달 말이다. 경기도 산하 일부 시장들이 "모든 도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주자"는 성명을 냈고, 이 지사는 ‘적극 검토’로 화답했다.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경기도 예산을 동원한 이 지사의 '반칙'이라고 반발했다. 재난지원금의 매표 효과는 지난해 21대 총선에서 여실히 입증됐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을 총괄하는 이상민 선거관리위원장이 이 지사의 지사직 사퇴를 공개 권유할 정도로 시끄러웠지만, 이 지사는 꿈쩍하지 않았다. 13일 “중앙정부정책을 보완하고 확대하는 것이 지방자치 본질”이라며 '전 도민 지급'을 강행했고, 지사직 사퇴 요구도 물리쳤다.

여권 관계자는 “정면 돌파하는 이 지사의 ‘마이웨이’ 기질이 또 한번 드러난 것”이라고 했다. 기본소득을 비롯한 보편 복지 노선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정책적으로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를 시도해 중도층을 포섭하겠다는 것이 이 지사의 의도다. 그는 올해 1월에도 정부의 4차 재난지원금 선별 지급 방침을 거스르며 경기도민 전원에게 1인당 10만 원을 나눠줬다.

"반역자 이재명, 민주당이 징계하라"

이번엔 후폭풍이 훨씬 크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13일 기자들과 만나 “다른 시ㆍ도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된다”고 했다. 이낙연 대선캠프 박래용 대변인은 “경기도를 아지트로 한 독불장군식 매표 정치”라며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경기도 예산을 내세워 국민을 차별하고, 분열과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 측은 이 지사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고 나섰다. 정 전 총리의 조승래 대변인은 “이 지사의 결정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역”이라며 “국회와 당ㆍ정ㆍ청이 합의한 사안을 뒤엎은 독선에 대해 당은 즉각 징계 절차를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이 지사가 경기도의회의 동의를 얻지 않고 재난지원금을 강행했다면서 “전형적인 의회 패싱으로, 대통령이 갖춰야 할 민주적 절차와 인식, 소양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 지사의 지사직 사퇴에 반대해 온 김두관 의원도 “독불장군식 발상으로 이런 결정을 강행하면 사퇴 주장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윤석열 측 "불공정 레이스 중단하라"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도 가세했다. 윤 전 총장 대선캠프의 윤창현 경제본부장은 “경기도 공무원 5만여 명에 대한 인사ㆍ지휘권과 32조 원의 예산집행권을 대권 가도에 이용하는 이 지사의 불공정 대권 레이스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며 지사직 사퇴를 촉구했다.




박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