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씨" "추미애씨" 추-윤대결의 다음 라운드는 추-한 갈등

입력
2021.08.13 16:30
추미애 전 장관·한동훈 검사장 정경심 재판 두고 공방
추미애 "별건 수사 쥐어짜내 실형" 비판에
한동훈 "지속적 입시 비리 수사 당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한 추미애 전 법무장관과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이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실형이 선고된 2심 판결 내용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추 전 장관 측에서 "사모펀드 건에서만큼은 무죄를 받았다"고 지적하자 한 검사장 측이 반박하면서 상호 공방이 오고 가는 과정에서 때아닌 '씨' 호칭 논란도 벌어졌다.

추 전 장관은 11일 정 교수 판결과 관련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정경심 교수와 조국 전 장관, 그리고 가족분들에게 위로를 보낸다"면서 "애초에 혐의를 단정했던 사모펀드 건은 모두 무죄가 되었고, 별건 수사로 드잡이했던 건들이 발목을 잡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수통 검사들의 낡은 수사기법에 불과한 먼지털이식 별건 수사의 희생양이 된 것은 아닌지 답답하다"며 "윤석열 검찰의 무리한 수사와 기소는 검찰개혁을 가로막는 수단이 되었고, 한 가족을 세상의 가장 어두운 곳으로 몰아넣는 잔인한 도구가 되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조 전 장관 일가 수사를 지휘한 한동훈 검사장은 "사모펀드 범죄 중 '일부'에 대해서만 무죄 판결이 났는데도 '모두'에 대해 무죄판결이 났다고 허위사실을 말한 뒤 그것을 전제로 수사를 비난하는 것은 허위사실로 수사팀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사모펀드 관련 범죄 중 미공개 정보이용 범죄, 범죄수익 은닉 범죄, 금융실명법 위반 범죄, 증거인멸 교사 범죄에 대해 유죄 판결이 선고됐다"고 밝혔다.


"사모펀드 관계없어" vs "판결문에 유죄 혐의 관련성 명시돼"


이에 추 전 장관 캠프는 12일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한동훈씨'의 반박에 재반박을 가하는 입장문을 냈다. "한씨가 거론한 혐의들은 사모펀드와는 아무 관계가 없는 것으로서, 이들은 한씨의 지휘 아래 별건의 별건의 별건 수사를 통해 마른 수건 쥐어짜듯 뽑아낸 혐의들"이라고 반박했다.

입장문에서는 "정경심 교수가 코링크PE의 실소유주였다는 검찰의 주장은 허무맹랑한 허구였다는 것이 드러났고, 사모펀드와 관련해 유일하게 기소됐던 업무상 횡령죄는 1심과 2심에서 모두 무죄로 선고됐다"며 "무죄건 유죄건 10여 년 전의 일까지 죄다 끌어다 갖다 댄 정경심 교수의 혐의 중에, 검찰이 그토록 떠들었던 '살아있는 권력'이 한 자락이라도 개입된 혐의가 무엇이 있나"라고 주장했다.

한 검사장도 재차 반박했다. "'무죄건 유죄건'이라는 추미애씨 말을 보면 추미애씨에게는 1, 2심 유죄 실형 판결에도 진실은 전혀 중요하지 않아 보입니다만, 그래도 말씀드린다"며 "사모펀드 관련 11개 범죄 중 6개가 유죄 선고된 항소심 판결문이 있으니 힘 있는 사람이 우긴다고 될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미공개정보이용, 금융실명법 위반, 범죄수익은닉 범죄가 '코링크PE 관련'이라고 명시돼 있다는 것이다.

또 유죄 판결이 '쥐어짜낸 별건수사의 결과'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한국사회에서 반복적이고 계획적인 입시비리를 수사한 것을 위법한 별건 수사라고 하는 것에 동의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추 전 장관 캠프는 같은 날 오후에 다시 입장문을 내고 "법원의 설명자료에 '코링크 PE' 관련이라고 분류되어 있으니 '사모펀드 혐의'라고 주장하는 한동훈 부원장의 설명은 참으로 궁색하다"며 "'사모펀드'가 아닌 단순 '주식거래'라고 돼 있다"라고 재반박했다.


"민정수석 특혜 어딨나" vs "조국 수사 방해 순간 권력형 비리"

양측은 '조국 사건'이 권력형 비리인지를 놓고도 다툼을 벌였다. 추 전 장관 측은 "2019년 8월 당시 사모펀드 의혹은 조국 전 장관이 민정수석의 지위를 이용해 관련업체에 특혜를 주고, 주가를 조작하고, 우회상장 등을 통해 불법자금을 조성하려 했다는 어마어마한 내용이었으나, 검찰이 정작 기소한 혐의는 정경심 교수가 코링크PE의 실소유주로서 회삿돈을 '컨설팅 용역비' 명목으로 빼갔다는 억지 혐의 하나뿐이었다"며 "살아있는 권력이 한 자락이라도 개입된 혐의가 있나"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검사장은 "권력 비리를 획일적으로 규정하기는 어렵지만 조국 사건은 수사 개시부터 권력이 총동원되어 권력자 조국에 대한 수사를 막고 검찰에 보복하는 순간 분명히 권력 비리가 됐다. 권력으로 비리를 옹호하는 것 이상의 권력 비리는 없다"라고 반박했다.

추 전 장관 캠프는 오후에 낸 입장문에서는 한 검사장을 '한동훈씨'가 아닌 '한동훈 부원장'으로 바꿔 표현하면서 말미에는 "전직 상관에게 추미애씨라고 부르는 용기는 가상하다"고 적기도 했다.

인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