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ㆍ장년 기침ㆍ호흡곤란… ‘종격동 종양’ 때문?

입력
2021.08.15 07:10

‘종격동(縱隔洞)’은 일반인에게 매우 생소한 용어다. 가슴뼈와 척추 사이 흉곽(縱) 안 빈(隔) 공간(洞)을 말한다. 즉, 가슴 안쪽 폐를 제외한 좌우 흉막강 사이에 있는 부분이다. 앞쪽은 가슴뼈, 뒤쪽은 척추, 아래는 횡격막으로 경계를 이룬다.

종격동에는 기관지ㆍ식도ㆍ대동맥ㆍ심장 등 생명 유지에 필요한 주요 장기가 있어, 낭종(물혹)ㆍ양성 종양ㆍ악성 종양(암) 등 다양한 질환에 노출될 수 있다.

서종희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종격동 종양은 종격동에 발생하는 가장 흔한 질환으로 젊은이에게는 주로 양성, 원발성 종양이 많이 생기지만, 중ㆍ장년층 이상에게는 악성, 전이성 종양 비중이 높다”며 “40~50대 중ㆍ장년층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했다.

종격동 종양은 종양이 커지면서 압박하는 장기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기관이나 기관지를 압박하면 기침과 호흡곤란이 생긴다.

종양이 식도를 누르면 음식을 삼킬 때 어려움을 겪고, 대동맥을 압박하면 경부 동맥이 굵어지며 혈액의 정상적인 흐름을 방해해 평소에 없던 부위에 정맥이 드러난다.

심장을 압박하면 맥박이 증가하고, 늑간신경도 눌러 늑간신경통을 일으키기도 한다. 후두회귀신경을 누르면 쉰 목소리가 나온다.

종격동 종양이 의심되면 조영제를 사용하는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확인한다. 일반적인 비조영 CT로는 진단에 한계가 있다. 이후 종양 위치ㆍ음영ㆍ모양 등을 토대로 임상적 진단을 내린다.

전(前)종격동에는 흉선ㆍ림프종ㆍ배아세포종, 중(中)종격동에는 심낭종ㆍ림프종ㆍ기관지성 낭종, 후(後)종격동에는 신경종ㆍ기관지성 낭종ㆍ장성(enteric) 낭종 등이 주로 발생한다. 정상적인 종격동은 기관지나 식도가 보이면서 아래쪽으로 내려왔을 때 대동맥 혈관과 심장 음영이 보이는 형태로 나타난다.

서종희 교수는 “후종격동에는 신경에서 기원한 종양이 주로 생기는데, 대개 수술적 절제로 완치할 수 있다”며 “척추 주변 신경이나 척수와 연관성이 의심되면 자기공명영상(MRI) 등을 추가로 검사해 수술하기도 한다”고 했다.

종격동 종양은 수술적 절제가 치료 원칙이다. 종격동 종양이 압박 증상을 일으킬 수 있고 암으로 될 수 있어서다. 이후 암ㆍ낭종ㆍ양성 종양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고령인이나 흡연자는 CT로 폐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서종희 교수는 “CT를 찍는다고 하면 조영제 부작용이나 방사선 피폭량으로 걱정하는 사람이 적지 않지만 저선량 CT는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고 피폭량도 적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