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곡물가격 상승으로 촉발된 밀 가격 인상이 ‘라면값 도미노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제분사들이 이달부터 밀가루 가격 5~10%를 인상하는 방안을 놓고 협의를 시작한 지 열흘 만에 식품사들이 밀가루가 원재료인 라면값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내달 1일부터 삼양라면과 불닭볶음면을 비롯한 13개 브랜드 제품의 권장 소비자 가격을 평균 6.9% 인상한다고 밝혔다. 삼양라면과 짜짜로니, 맛있는라면 등은 50원, 불닭볶음면, 까르보불닭볶음면 등은 100원 오른다.
팔도도 내달부터 라면 가격을 평균 7.8% 인상한다고 밝혔다. 주요 제품의 인상폭은 비빔면 10.9%, 왕뚜껑 8.6%, 도시락 6.1%, 일품 해물라면 6.3% 등이다. 인상폭은 공급가를 기준으로 해 유통점에 따라 실제 판매가격은 다를 수 있다.
식품사들은 가격 인상을 최대한 미뤄 왔으나 제조 원가 상승으로 불가피했다고 강조했다. 삼양식품은 “2017년 5월 이후 4년 4개월 만의 라면 가격 인상”이라며 “라면이 대표적인 서민 식품인 만큼 생산 효율화 등을 통해 원가 상승의 부담을 감내하고자 했지만, 지속되는 인건비, 물류비 등의 제반 비용 상승과 팜유, 밀가루, 수프 등 원재료비 상승의 압박으로 불가피하게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팔도 관계자도 “2012년 6월 이후 9년 2개월 만의 가격 인상”이라며 “지난 몇 년간 계속된 제조 원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부담 최소화를 위해 가격인상을 최대한 미뤄 왔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