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입시 및 사모펀드 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경심(59) 동양대 교수에게 항소심이 1심과 동일한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이른바 '7대 허위·과장 스펙'으로 자녀 인턴십 경력을 부풀린 의혹을 모두 인정됐다. 사모펀드를 통해 미공개 정보이용 투자를 한 의혹에 대해선 1심과 달리 무죄가 나왔지만, 1심에서 무죄가 나왔던 증거은닉교사 혐의가 2심에서 모두 인정되면서 형량이 그대로 유지됐다.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 엄상필 심담 이승련)는 11일 업무방해 및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정 교수에게 징역 4년과 벌금 5,000만원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딸 조민씨 관련 △동양대 총장 표창장 위조 △동양대 보조연구원 허위 경력 등 7개 스펙이 모두 허위, 과장된 것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관련 세미나 영상 속 여학생이 딸 조씨인지 여부를 두고 재차 논란이 일었지만, 재판부는 "서울대 인턴확인서는 허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와 관련 정 교수가 허위 경력인 것을 인식하고도 관련 내용이 담긴 자기소개서와 증빙서류 등을 딸 조씨가 서울대·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지원할 때 제출하도록 해 해당 대학들의 입시 업무를 방해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정 교수의 사모펀드 비리 관련 혐의에 대해선 1심과 다른 판단을 했다. 정 교수가 조 전 장관 5촌 조카 조범동씨가 운용한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펀드를 통해 장외매수한 2차 전지 기업 WFM 주식 12만주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게 아니란 것이다. 코링크PE가 우선매수권을 통해 WFM 주식을 사들인 뒤, 정 교수에게 매도한 것이기 때문에, 코링크PE를 운용한 조씨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다고 해도 정 교수까지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다만 재판부는 조씨로부터 WFM 군산공장 가동정보 들은 뒤, 장내 매수한 주식 1만6,772주는 미공개 정보 이용에 해당한다고 인정했다. 또한 재판부는 차명 계좌를 이용해 금융거래를 한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도 유죄로 판단했다.
정 교수가 재산 관리를 맡겼던 한국투자증권 직원 김모씨에게 증거를 은닉하게 한 혐의는 2심에서 유죄로 바뀌었다. 이 외에 정 교수가 코링크PE가 보관하고 있던 동생 관련 자료를 인멸할 의도를 가지고 조씨 등과 공모한 증거인멸교사 혐의는 1심과 같이 유죄가 유지됐다.